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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야만국, 더이상 안된다

하루에 468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21명이 사망한다면 그 나라는 교통야만국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 나라가 다름 아닌 우리나라다.
엊그제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2003년 교통사고 통계분석’을 내놓았다. 이 분석을 들여다 보면 어이없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 한 두군데 아니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자동차가 보급되기 시작한 1970년부터 이른바 마이카시대를 구가하게된 2002년까지 사이에 563만 9475건의 대소 교통사고가 발생해 25만 3322명이 사망하고, 714만 2496명이 부상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를 연평균으로 정리하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5.9%, 사망자는 2.7%, 부상자는 6.8%씩 증가한 셈이 된다. 마치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기의 성장률과 비슷하다.
좀더 실감나게 하는 통계도 있다. 2002년의 경우가 그것이다.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무려 23만 953건에 달하고 7090명이 사망했다. 이는 70년대에 비해 교통사고는 6.2배, 사망자는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운행하는 차량이 증가한만큼 교통사고와 사망자도 그만큼 증가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바른 추정이 아니다. 차량수는 늘어도 교통사고는 늘지 않는 나라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마이카시대와 정비례하는 것이 레저 붐이다. ‘말 탄 김에 장가 가고 싶어진다’는 속담처럼 너도나도 행락에 열중하다보니, 10월(9.2%)과 5월(9.1%)에 교통사고가 다발하고 있다. 한 때의 행락을 즐기려다 수심년을 앞당겨 저승길에 오르는 것이야말로 어처구니 없는 일인데도, 우매한 인간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카시대의 또 하나의 맹점은 운전미숙자를 양산하고 있는 일이다. 3일만에 면허를 따게 해준다는 광고가 버젓이 나붙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아무리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민족이라지만 이 경우는 해도 너무 한 것이다. 섣부른 운전기술이 사고를 부르는 것은 당연한데도 우리는 전혀 개의하지 않는다.
장삿속으로 속성면허를 양산하는 자동차 운전학원도 문제지만, 면허행정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는 경찰에도 책임이 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 우리가 다잡아 야할 것은 우리가 자초한 교통야만국을, 우리 손으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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