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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보육교사의 열악한 환경 이젠 정부가 주도

 

보육교사들이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등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어린이집을 둘러싼 아동학대·운영 비리 등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이들의 보육을 맡고 있는 교사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매우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6월 ‘보육공공성 증진 및 보육노동환경 개선 토론회’를 열고 “영유아 어린이집에 종사하는 보육교사 75.5%가 스트레스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내용을 종합해 보면 보육교사들은 어린이집 원장과 학부모들로부터 일상적인 인권침해에 시달리고 있었다. 응답자의 44.9%는 ‘학부모의 불쾌한 언행’을 대표적인 인권침해로 꼽았고 ‘정해진 업무 외의 지시’(36.5%), ‘상사의 언어폭력’(16.1%)도 문제라고 답했다. 일의 특성상 다치는 일도 많았다. 응답자 가운데 64.7%는 ‘지난 1년 간 업무를 수행하다 아프거나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정신적 스트레스 질환이 40.6%로 가장 많았다.

무엇보다도 장시간 노동이 가장 큰 문제였다. 영유아보육법은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고 있지만 보육교사 81.3%는 초과근무를 하고 있었다. 이 중 초과근무 수당을 받는 교사는 5%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휴게시간이 따로 없다는 답변은 60.7%, 점심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본다는 답이 30.3%를 차지했고 72.5%는 영유아와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처우는 열악해 보육교사들의 평균 월급은 112만원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140만원도 못 받는 보육교사가 전체 보육교사의 90%를 차지했다.

평일 어린이집 운영 시작 시각은 대부분인 97.5%가 오전 7시~7시30분 사이로, 이른 시간부터 보육교사들이 아이들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은 급여뿐 아니라 보육교사들이 점심시간도 없이 10시간 넘게 계속 아이들을 돌보며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 환경이 더 큰 문제”라며 “바람직한 대안 중 하나는 보조교사 등 인력을 더 투입해 오후 2~3시 이후에는 교사들이 여유를 찾게 해주는 것이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정부의 보육료 지원 단가가 높아지고 예산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영유아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하고 있지만, 현재 보육환경에서 국공립어린이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5.2% 수준에 불과하다. 95%의 민간 어린이집의 운영은 공공을 위한 것보다 개인의 교육철학과 차이는 있지만 사업적인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 크기 때문에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공공재적인 보육서비스를 애초부터 민간중심적인 공급체계로 만든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보육문제를 민간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민간 어린이집이 경쟁하는 상황을 만들려면 우선적으로 보육예산을 보육료 지원에서 국공립 확충을 위한 재정 위주로 바꿔야 한다.

보육교사의 열악한 처우 문제는 단순한 노동인권의 문제만이 아닌 보육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개선되지 않을 문제이며 보육공공성을 제고하고 보육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보육교사, 어린이집, 지방자치단체,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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