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고갈되는 지방재정, 복지비 분담 낮춰야
[자치단상]고갈되는 지방재정, 복지비 분담 낮춰야
  • 경기신문
  • 승인 2013.08.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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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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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환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 “증세 없이도 복지를 확대할 수 있다”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복지비용의 충당문제가 최근 우리나라의 화두라 할 수 있다. 복지 확대 문제는 재원부족의 문제이고 국가는 물론 지방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이어진 복지공약은 복지사회로 이행을 촉진시키는 작용도 하였지만 국가에도 지방에도 재원부담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되었다. 특히, 지방은 복지가 확대되면 될수록 재정이 고갈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복지가 지속되면 지방은 2017년까지 약 18조원을 추가로 부담하여야 한다고 지방세연구원 세미나에서 밝히고 있다.

1970년대 이후 고도성장의 열매로서 다양한 복지제도가 도입되었다. 그 내용을 보면 1980년대 국민연금 도입, 1990년대 고용보험 도입, 2000년에 국민기초생활보장, 2008년의 기초노령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그리고 최근의 누리과정 확대, 영유아 보육지원 사업 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이러한 복지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미흡하여 사회안전망을 견고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국가의 복지정책 확대가 지방재정을 어렵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원인은 우리나라 지방재정의 취약한 현실과 국가의 복지정책 추진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국민들이 내는 세금의 80%는 국가가 가져가고, 20%만 지방이 가져간다. 그러니 애초에 지방은 재원이 부족한 것이다. 최근 경제 불황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취득세와 재산세가 정체되어 지방재정이 쇠락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금년도 지방세 결손이 약 4천500억원에 이르고 있어 재정위기라 하며, IMF 이후 최초로 예산을 줄이는 감액추경을 계획하고 있다. 국가는 복지정책을 추진하면서 지방에 의무적으로 그 비용을 분담시키고 있다. 2012년 경기도 영유아 보육예산을 보면 국가가 50%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경기도와 시·군이 분담토록 하고 있다. 이같이 복지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지방이 부족한 재원으로 분담하느라 허덕이는 것이다. 여기에 복지사업이 매년 크게 증가하기에 지방은 곳간이 메말라 버리는 것이다.

복지에 재원이 쏠리면 자연히 경제개발과 같은 다른 부문의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2012년 대비 2013년 경기도 예산을 보면 사회복지비는 18.93% 증가한 데 비해 산업 및 중소기업 지출은 44.68%가, 지역개발 지출은 16.13%가 감소되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지방은 재원부족에 더욱 시달리고, 예산지출에 심각한 불균형을 이루게 될 것이다. 더욱이 지방재원의 고갈은 자주적 재정운영을 어렵게 하여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들게 된다. 복지와 지방이 상생하려면 국가와 지방이 함께 현재의 난맥을 풀어야 한다.

국가는 지방재정을 헤아리면서 복지정책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지방이 복지비를 부담할 여력이 있는지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 복지정책 추진은 무모한 것이다. 이제라도 지방의 복지비 분담분을 대폭 낮추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현재 20%인 지방세의 비중을 높여주어야 한다. 그 대안은 지방소비세 세율을 부가가치세의 5%에서 20%로 인상, 그리고 새로운 지방세원을 발굴하여 재정을 충당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지방도 효율적 재정운영에 각고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그동안 지적되어 온 ‘줄줄이 새는 복지비’의 낭비를 근절하여야 한다. 아울러 중복되어 복잡하게 얽혀있는 복지전달체계도 개선하여 복지지출이 효율적으로 수혜자에게 전달되도록 하여야 한다. 주민참여예산의 내실을 기해서 부족한 재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부족한 재원으로 재정을 운영하자면 투자 사업에 대한 강화된 타당성 분석과 재정영향분석은 필수이다. 궁극적으로 예산 지출이 주민들에게 어떠한 성과가 돌아가는지를 밝히는 성과주의 재정운영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복지국가로의 지향은 우리 모두의 꿈이다. 복지국가로 가는 중간기로에서 복지재원 마련에 속앓이를 하는 지방의 현실을 냉정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복지정책 확대의 뒤안길에 놓인 지방재정을 충분히 헤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주의의 기초인 지방자치를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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