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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우리 사회에는 약자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들이 많다. 이들은 조직 특성에 맞는 아젠다를 발굴하거나 현안 토론을 통해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구 120만의 준광역급 수원시도 마찬가지다. 현재 수십개의 단체가 각 분야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언뜻 보기에 추구하는 일이 비슷비슷해 보이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은 낯선 이름 때문인지 일반 시민들에게는 가깝고도 먼 존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앞서 말했듯,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수원에는 이러한 시민단체들이 모여 만든 협의체가 있다. 바로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수민협)다. 이에 이성호(48?풍물굿패삶터 대표) 상임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수민협 성과와 더불어 그의 바람을 들어봤다.

수원여성회, 풍물굿패삶터, 수원환경운동센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원지회, 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수민협에 속해있는 단체는 모두 24개다. 이 협의체의 특이한 점은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여성단체 및 문화단체 등이 함께 참여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는 독재정치로 사람들의 자유가 탄압받던 시기였다. 이에 항거하여 종교?여성?환경?문화?청년 단체들이 민주화 운동을 벌였고, 이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잘 사는 사회, 가진 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가 아닌 소외된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일어났다.

수민협은 2011년 결성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저희는 2011년에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에 만들어졌다가 없어졌다가 이러길 반복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전부터 있어왔다고 봐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여러 단체들이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활동을 하다가 ‘우리가 모여 힘을 합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만들어진 것이다. 다만 그 사이의 연대 사업들은 한시적이었기에 상설적인 연대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결국 2011년 수원에 있는 각 분야의 단체들이 모여 협의체를 이루면서 자리매김했다.

이 대표는 풍물굿패삶터의 대표이기도 하다. 풍물은 현장성, 민주성, 집단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는 대학교 때 처음 풍물을 배웠다. 이미 풍물을 배우기 전부터 학생운동을 해왔던 그는, 풍물을 배운 후 풍물운동에도 참여하며 29년째 사회운동을 하는 중이다.

세상은 변했다. 우리사회가 1980년대보다 민주주의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서민들은 더 살기 어려워졌다. 나라경제가 발전하고 국민들은 더욱 자유로워졌지만 삶의 질은 오히려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민주화를 이루어야할 부분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과거에는 ‘독재타도’ 하나만을 위해 활동했지만 현재는 환경문제, 복지문제 등 관심 가져야할 부분이 더 다양해지고 많아졌음을 뜻한다.

수민협은 결성된 이후,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북수원 민자고속도로 반대, 철도 민영화 반대활동뿐만 아니라 선거 때는 후보의 음주기록 및 부동산 투기 사실을 확인하고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을 살펴 정당과 상관없이 좋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특정인의 이익이 아니라 시민과 국민의 이익이 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각 단체의 입장이 다를 때면 서로 모여 토론을 통해 의견을 조율한다.

“제가 수민협의 실무대표로 뽑힌 것은 29년 동안 변치 않고 시민운동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회원들과 함께 열심히 활동하면서 ‘자그만 연계조직이 뭉쳐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협의체이기에 수민협은 아무래도 시장과 부딪치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수원에서 여러 민선시장을 봐왔던 이 대표는, 현 염태영 수원시장이 추진하는 사업 중에서 수민협의 뜻과 맞는 것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9월에 행궁동 일대에서 열리는 생태교통페스티벌과 시청 옥상의 활용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분명 나중에는 자원이 고갈될 것이기 때문에 이번 생태교통페스티벌을 통해 미리 겪어보고 준비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뿐더러, 시청 옥상에서 장을 담그고 텃밭을 마련함으로써 옥상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염태영 시장은 시민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환경이나 인권 부분에 있어서 우리랑 맞는 부분이 많다”면서 “이처럼 우리 수민협은, 좋은 정책이 있으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봄과 동시에 그것을 정책적으로 같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언급한다. 그는 이어 “그러나 염 시장이 여러 부분에 있어서 우리와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 건 분명하지만, 잘못된 것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도 지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민협은 별도의 사무실과 상근직원이 없다. 대부분의 시민단체가 그렇듯, 수민협도 자체 회비로만 운영되기에 재정이 여유롭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런 열악한 환경을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으면 좋지만, 오히려 시나 다른 곳에서 지원을 받게 되면 그들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런 그의 꿈은 ‘NGO센터’다. 어려운 조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을 위해 ‘NGO센터’를 만들어, 한 건물에 여러 시민단체가 들어와 함께 일하는 것이다. 어렵고도 힘든 꿈인 걸 알기에 언제 이루어질지 기약할 수 없지만, 그는 이 꿈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다시 태어나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계속 시민운동을 할 것이라는 이성호 대표. 그는 향후 수민협의 활동방향을 제시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수민협이 2011년에는 회원들을 서로 알아가는 것에 초점을 뒀다면, 작년에는 각 단체들의 ‘단결’에 초점을 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우리사회에 대한 비전과 해야 할 일’ 등을 주제로 ‘활동과 교육’에 초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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