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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범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소장

 

“한국에 입국한 모든 외국인들이 스스로 자존감을 갖고 보람찬 생활을 하는 것을 넘어 우리사회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9대 소장에 취임한 지 한달여를 보낸 박규범(58) 신임 소장의 첫 마디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40여년 전 순천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법무부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박 소장은 이후 김해출입국관리사무소와 러시아 영사직을 거쳐 인천공항, 필리핀 등 곳곳에서 경험을 쌓은 ‘다문화전문가’다.

박 소장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 꾸준히 독학했던 것이 업무에 자신감을 갖게 해 줬다”며 “여러 곳에서 배웠던 업무가 현재 외국인에 대한 가치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학업에 대한 박 소장의 끊임없는 노력은 대단하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1997년 본부 입국심사과 사무관직을 맡기 이전, 방통대 졸업과 스페인 마드리드대학 국비 유학까지 역량을 키웠다.

지금도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정진하고 있다.

2010년 고향인 여수에서 출입국관리사무소장직을 처음 맡았다는 박 소장은 “소장을 맡기 전부터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힘든 점을 돕고 싶었다”며 “처음 만났을 당시 한국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해 한참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후 박 소장이 시작한 첫 걸음은 합창이라는 단체 활동. 당시 30여명의 다문화가정 자녀를 모아 교회 지휘자까지 초빙해 합창단을 조직했다. ‘두루미와 짱뚱이’라는 합창단 활동 7개월여 만에 전국합창대회에서 은상 수상의 기염을 토했다.

박 소장은 “합창대회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자존감을 키웠던 것 같다”며 “아이들의 적응을 위해 시작했지만 꿈과 함께 큰 보람을 준 것 같아 아직도 당시만 떠올리면 기쁘다”고 했다.

합창단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크자 뒤이어 부임한 양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도 합창단 활동을 진행했고, 내년에는 수원에서도 할 계획이다.

박 소장은 “여수, 양주에 비해 수원은 더욱 큰 도시기 때문에 이번에 시작하는 합창단의 규모는 대규모일 것”이라며 “다양한 다문화가정 행사가 진행되면 각계각층의 후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외국인 등록·체류·국적신청 등의 업무뿐만 아니라 외국인 사회통합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법질서 교육뿐만 아니라 국제결혼 부부에 대한 교육도 진행하다보니 직원들의 업무는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박 소장은 “출입국관리사무소 본연의 업무도 많아 이른 시간에 퇴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직원들의 사소한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데 밤늦게까지 업무에 매진하는 직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 한 곳에 집중돼 시행된다면 인력과 예산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박 소장은 “하지만 여전히 중구난방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결혼이주민, 외국인 유학생, 이주민 등이 언제까지나 받기만 하는 정책이 아닌 이들이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루빨리 이민청 같은 새로운 조직이 생긴다면 이들에 대한 지원은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범 소장은 “이들의 취업 기회가 적은 것이 현실이어서 사회진출 이전에 사회적 기업을 통해 경험도 쌓고 자존감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다문화시대 개막을 맞아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최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글|김지호 기자 kjh88@kgnews.co.kr

사진|오승현 기자 o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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