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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여성단체연합 최영옥 대표

 

‘남존여비(男尊女卑)’, ‘여필종부(女必從夫)’, ‘삼종지도(三從之道)’. 이는 당시 ‘여성’이 사회에서 어떤 위치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은 자유 없이 남성들을 위해 희생을 강요당하는 사회적 약자였다. 사회가 변화하고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향상되면서 현재 여성의 사회적 위치는 높아졌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여성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해소하고 여성의 권익을 신장시키기 위해 여성취업 지원, 여성에 대한 사회적 보호 등을 목표로 활동하는 여성단체들이 많이 있다. ‘여성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고 말하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경기여성단체연합도 그 중 하나다. 이에 경기여성단체연합 최영옥(46·여) 상임대표를 만나 연합이 어떤 단체인지, 그의 목표는 무엇인지 물었다.

10여년 동안 여성인권을 위해 활동해 온 최영옥 대표

경기여성단체연합이 설립된 지 올해로 15년째다. 고양파주여성민우회, 성남여성의전화, 수원여성노동자회, 의정부여성회, 햇순여성상담센터 등 16개 회원단체가 모인 이 연합은 경기도 여성운동단체 간의 협력과 조직적 교류를 도모하고 성평등, 여성복지, 민주?통일사회의 실현을 위해 1998년 4월에 설립됐다. 그동안 경기여성단체연합은 호주제 폐지 발대식 및 거리행진(2001), 성인지관점에서 본 여성정책 평가 및 정책제안 토론회(2005), 경기여성정책네트워크 저출산 포럼(2011), 경기도 여성주간사업 ‘찾아가는 여성영화제’(2012) 등 여성권익 신장을 위한 각종 법률·제도의 제정 및 개선 활동을 벌여왔다. 이와 함께 경기도와 지역사회에 여성단체 의견을 반영시키고 건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크게 여성의전화, 민우회, 여성노동자회가 주축이 되어 각각 성(性), 인권, 노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연합은, 도내에서 일어나는 여성 문제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15년의 역사를 가진 연합에서 최영옥 대표가 대표직을 맡은 건 고작 6개월 남짓이다.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이지만, 최 대표에게 여성단체는 친숙한 단체다. 경기지방경찰청 성폭력예방공동협력추진위원, 수원시 성매매방지협의위원 및 여성발전위원, 수원여성의전화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10여년의 세월동안 다양한 방면으로 여성인권을 위해 활동해 왔다. 특히 최 대표는 현장에서 피해 여성들의 고충을 헤아림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에게 성폭력·성희롱·가정폭력·성매매 예방을 위한 강의를 하는 등 이론만 앞세운 전문가가 아닌 현장을 직접 겪어본 전문가다.

여성에 대한 지역 간 인식 차이 줄이는 것이 목표

어느덧 최영옥 대표가 여성인권 분야에서 활동해온 지 12년이다. 그가 처음부터 여성인권에 관한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였다. 다만 예전부터 억울한 일이 있으면 가만히 있지 못했을 정도로 그는 ‘약자에 대한 억울함’을 두고 보지 못했다. 최 대표는 “전부터 약자의 억울한 일을 못보는 성격 이였어요. 그러다가 개인은 할 수 없지만, 단체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여성의전화에 들어가 일을 하기 시작 했어요”라며 여성인권 활동에 대한 첫 시작을 이야기했다.

성매매 사건이나 성폭력 사건이 터졌을 때 현장에서 피해 여성들의 상황을 파악한 뒤 그들의 고충을 들었던 ‘여성의전화’ 일은 그에게 많은 것을 알게 해줬고 현장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그는 “여성에 관한 정책은 이론만 가지고 세워서는 안된다”면서 “여성문제는 무엇보다 현장감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현장 경험 덕분일까. 최 대표는 여성들에 대한 인식의 편차가 지역 간에 많이 다른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여성의전화에서 일을 할 때, 성폭력 문제가 생겨 경찰들이나 그 지역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각 지역마다 여성에 대한 접근 및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특히, 수원이나 화성, 오산처럼 가까운 지역 간에도 그 차이가 컸어요.”

이 때문에 그의 목표는 여성에 대한 지역 간 인식 차이를 줄이고, 여성에 대한 사건 발생 수를 파악해 사건 발생률이 높은 지역을 지원함으로써 경기도의 지역 간 편차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기여성연합은 경기도에 여성 문제에 있어서 취약한 지역과 소외된 계층에 대해 정확한 실태 파악을 제안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성인지적 관점에서 보는 주민참여예산에 대해 모니터링

이렇게 도내 여성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는 최영옥 대표이지만, 그에게도 경기도에 대한 도민들의 무관심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지역 주민들은 대개 경기도가 아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희 경기여성단체연합을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지역단체들이 후원하는 것을 보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더 강조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여러 활동을 하는 경기여성단체연합에게 재정적인 안정은 인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이에 최 대표는 올해부터 단체들의 회원만이 아닌 개인회원까지 받음으로써 재정을 확보할 생각이다. 개인 회원을 받아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만은 아니라던 그는 “재정은 단체가 활동하는 데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기에 창피하진 않다”며 “만약 이러한 단체들이 없으면 여성문제는 접근하기도, 해결하기도 힘들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여성에 대한 지역 간 편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활동할 것이라는 최영옥 대표. 그는 이어 자신의 바람을 언급했다.

“경기도는 국가가 하는 보편적인 사업만 할 것이 아니라 경기도만을 위한 사업을 했으면 해요. 이에 앞서 저희 경기여성단체연합은 올 하반기부터 성인지적 관점에서 보는 주민참여예산에 대해 모니터링을 할 예정입니다.”

글l백미혜 기자 qoralgp96@kgnews.co.kr

사진l오승현 기자 o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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