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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규 고양상여소리보존회장
백미혜 기자  |  qoralgp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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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0일  22:03:15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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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보다 먼저 짓밟히고/해방보다 먼저 잊혀진 역사의 눈물 꽃이여/처절하게 짓밟힌 들꽃이여/서러움에 못다핀 동백꽃이여/검정치마 흰 저고리 순결한 그대들은/낮에는 노역에 시달리고 밤에는 위안부로 온몸을 찢기었네/하루에도 수백 번 능욕된 그대의 여성 그대의 인권/어이타 조국도 부모도 형제도 그 설움을 짐작하리’. 지난 8월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추모하기 위해 고양상여소리보존회가 연 진혼제의 축문 중 일부 내용이다. 현대사회에 들어 장례문화가 간소화되고 다양화되면서, 상여소리와 회다지소리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낯선 문화가 되어버렸다. 이런 상여소리와 회다지소리를 고증?재현해 공연을 펼치는 단체가 있다. 바로 고양상여소리보존회다. 위안부를 위한 진혼제를 열고 상여소리로 공연을 펼치는 이 보존회의 김우규(75?고양문화원 부원장) 회장을 만나 진혼제를 진행하게 된 계기와 보존회 소개에 대해 들어봤다.

김녕김씨 충의공파 문중의 ‘고양 선공감김감역 상여?회다지소리 보존회’

고양상여소리보존회의 정식명칭은 ‘고양시 향토무형문화재 제58호 <고양 선공감김감역 상여?회다지소리 보존회>’다.

예로부터 전국 왕릉의 80%가 있었던 만큼, 고양시는 장례문화가 발달된 곳이다. 특히, 고양시에 집성촌을 형성했던 김녕김씨 충의공파 문중은 1973년부터 김우규 회장이 주축이 되어 문중 내에서 상여소리를 재현해왔다.
 

   
 


종친회 내에서 운영되는 부설단체로 시작했던 보존회는 2010년 7월 마침내 독립됐지만, 아직도 회원들의 40~50%는 문중 사람일 만큼 보존회와 문중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김 회장은 “1860년대 조선시대 관청건물을 보수?수리하는 선공감 감역을 한 할아버지께서 평소에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신 덕분인지 그분 사후 조문객들이 많았다는 소리를 할머니께 들어왔다”며 “할아버지의 업적을 계승하기 위해 보존회의 이름을 할아버지의 관직에서 따왔다”고 보존회의 이름에 대해 설명했다.

독일 비스비덴카니발 축제 초청공연(2010),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진혼제(2012~2013), 제6회 고양선공감김감역상여?회다지소리 정기공연(2013) 등 보존회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독일 축제에 참여함으로써 그 위상을 널리 알렸다. 더불어 고양상여소리보존회는 고양시 문화상(2010), 경기도지사 표창장(2011), 경기도 문화인상 전통문화부문(2012) 등을 수상해 고양시의 대표적인 전통문화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추모하기 위한 진혼제

이들은 지난해 8월 서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진혼제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광화문을 배경으로 광장에서 진혼제를 열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징용, 모집, 납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본군에게 끌려가 정조를 유린당한 후 숨어 살아왔는데, 아직까지 일본에게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김우규 회장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넋을 기리고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일본의 사죄 및 보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 행사를 시작했다.

이런 김 회장의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고양 시민들은 행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기부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가 되어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그 결과, 지난 8월에 열린 진혼제에는 보존회 사람들 외에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할 수 있었다. 그는 “올해는 시민들의 후원금과 기업체의 지원금으로 행사를 했는데, 이번 행사가 인상깊었던지 내년부터는 고양시와 여성가족부에서도 지원을 해주겠다고 합니다”라며 흐뭇함을 나타냈다.

이에 보존회는 기관들의 지원에 힘입어 미국 LA 공연도 계획 중이다.

“여성가족부에서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니 내년에는 LA에서 공연할 예정입니다. 교포들이 많은 LA에서 공연을 함으로써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함께 위로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내후년에는 일본에서의 공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장례문화를 알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김우규 회장. 그는 학생들에게도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교육청과 함께 체험마당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일본에서 사죄할 때까지 행사 이끌 것

100여명의 회원을 둔 고양상여소리보존회는 매년 정기공연을 포함해 여러 초청공연을 진행한다. 이들은 상여소리나 회다지소리와 같은 ‘소리’만을 중심으로 공연을 펼치지 않고 공연에 ‘상여’를 더해 장례문화 그 자체를 공연한다. 특히 그들의 상여는 자료를 토대로 상여의 구조와 형태에 대해 고증을 거쳐 만들어졌기 때문에 보존회의 자부심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저는 역사적 고증을 거쳐 만들어진 저희 단체 상여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라며 “나중에는 공연으로 낡아진 저희 상여 말고,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문화재급 상여를 만들어 기증하고 싶습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직접 공연을 하는 기능인이 아니지만, 그는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책임자로서의 본분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고양상여소리보존회가 머나먼 타국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건 지난 2010년 독일 비스바덴 카니발 축제에서였다. 수십만의 외국인 관람객들 앞에서 펼쳐진 우리나라의 상여행렬은, 그들에게 관심과 호응의 대상이었다. 김 회장에게 당시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감동을 주는 장면이다. 그는 “그때의 벅찬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라며 “당시의 경험은 보존회장인 저에게 의지와 사명감을 일깨워준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라고 지난 일을 회상했다.

이들이 하는 일은 공연만이 아니다. 95세 이상인 분들 중 공적이 있거나 주민들의 추앙을 받는 사람들에 한해 봉사장례를 해주는 것이다. 보존회는 그동안 오수길 전 고양문화원장 등 3명에 대해 봉사장례를 치러준 바 있다.

봉사장례, 공연, 진혼제 등 많은 활동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우규 회장은 끝으로 자신의 다짐을 전하며 말을 마쳤다.

“위안부 행사는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국민의 힘을 이끌어내는 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더 나아가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이 회복됨과 동시에 그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저는 일본에서 사죄를 할 때까지 매년 이 행사를 이끌어나갈 겁니다.”

글l백미혜 기자 qoralgp96@kgnews.co.kr 사진l오승현 기자 o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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