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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영(민·수원)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지난 7월. 1956년 경기도의회가 개원한 이래 최연소 여성 상임위원장이 탄생했다. 게다가 초선 의원이다.

정치의 ‘정’자도 모르던 그녀가 정치 밑바닥부터 배운 민심은 그녀에게 새로운 정치 세상을 열어줬고 그렇게 안 의원은 진정한 정치인이 되가는 중이다.

능력 있고 가치관 바르고 남을 배려하는, 남을 안쓰러워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정치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녀.

그런 정치인이 되기 위해, 그런 정치인이 되자던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 그녀는 오늘도 다짐하고 다짐한다.

정치에 관심 없는 민초들의 대변자로…

체육학을 전공한 안 의원은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을 당시 김진표 의원의 부탁으로 총선에 투입됐다. 선거만 돕기로 하고 시작한 그 일이 그녀의 ‘천직’이 될 줄은 그녀 자신도 상상하지 못했다.

“선거캠프에서 회계책임자의 자리는 후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기 마련인데, 당시 김진표 의원님이 그 자리를 나에게 맡겨주셨습니다. 그 믿음에 보답하고자 정말 열심히 선거를 도왔고 선거만 잠시 도울 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지금까지 정치판에 머물게 됐네요.”

이왕 정치판에 입성했으니 그녀는 제대로 정치를 배워보자고 다짐했다.

국회에서 편안한 자리도 갈 수 있었지만 그녀는 정말 ‘밑바닥’부터 배워보자는 마음에 비서관의 일부터 맡기 시작했다.

특히 현 지역구인 영통의 토박이나 다름없던 그녀는 김 의원에게 바닥 민심을 상세히 전하는 메신저가 돼주었고 여성과 청소년, 노인 등 소외 계층과의 스킨십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많이 볼수록 보이더라”

도의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당원으로서 열심히 정치에 참여하는 평소의 모습에 정치에 원래 관심이 많았냐는 질문을 건넸다. 그러자 자신은 일반인 중에서도 정치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에 속해있었다고 답한다.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정치가 뭔지도 몰랐고 정치가 뭔지 알려고도 안했었을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말이겠죠. 하지만 정말 우연한 기회에 정치판이란 곳에 발을 디딘 이상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밑바닥부터 배우자’ 이 생각으로 무조건 현장으로 뛰어다니다 보니 더 빠른 시간에 관심이 커졌던 것 같습니다.”

평소 지역 행사에 가서 귀빈석에 앉아있는 것을 싫어하는 안 의원은 상임위 관련 행사던 아니던 행사에 초대받으면 모든 부스를 둘러보고, 실무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2~3시간씩 머물기로 유명하다.

책으로 백번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접하면 보완해야 할 점들과 더 강조해야 할 점들이 눈에 확 들어오곤 한다. 그러다 보니 행사장에서 공무원과 행사관련 실무자들에게 둘러싸여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안 의원의 모습은 일부러 찾지 않아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다.

“행사장이든 일반 민원현장이든 속속들이 알 때까지 자리에 머무르며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본의 아니게 많은 분들을 힘들게 하기도 했죠. 그분들에게는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앞에서 웃고 뒤에서 딴 소리 하기보다는 보이는 곳에서 지적해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오히려 고마워하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그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녀는 1972년생이다. 우리나이로 42살. 하지만 그녀의 외모만보고 30대 중반을 갓 넘긴 그저 당찬 아가씨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김진표 의원을 보좌하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는 지역 어르신들은 아직도 그녀를 의원 비서관으로 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처음 도의원에 당선되고 의회 주차장에서 저지를 받은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더 조심하고 의원답게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그 모습이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고 여겨지시기도 하는 모양이더군요.”

의원이 되고 의정활동을 하기 전, 자신이 도의원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상황이 선행되다보니 시간 소요도 많았고 의원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특히 공무원들의 대부분이 지역 선배들인 경우가 종종 있다 보니 공식 석상에서까지 관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곤혹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평의원일 때도 그랬지만 위원장직을 맡고부터는 그 부분이 더욱 신경 쓰이더군요. 평의원 당시에는 행사를 즐기러 가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의장을 대신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회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그 위치에 맡는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10년간의 정치 경험, 이제 드디어 꽃 피울 때…

정치에 인연이 닿을 줄 꿈에도 몰랐던 그녀가 정치판에 발을 디딘지도 벌써 10년째다.

정치를 배우고 정치를 하며, 정치로 큰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이제 그녀도 정치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도의원 4년차. 길다고 보면 긴 시간이지만 이제 막 정치에 눈뜨기 시작한 그녀에게는 정말 아쉬운 순간이다.

특히 1년간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아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도 많다.

“우선 예산 확보가 가장 큰 과제죠. 지난해 위원회와 도 집행부가 예산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도 전체예산 중 1.8%수준(2천500억원)에 그쳤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감액추경으로 우리 상임위 관련 예산이 또 축소될 위기에 있어요. 복지예산도 중요하지만 문화·체육·관광 예산 역시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함은 물론 관련자들에게는 생계가 되는 예산이라는 점을 유념해 내년에는 최소 2%대 예산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은 내년도 지방선거와 관련해 가벼운 욕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자리에 욕심을 내는 성격이 아니지만 도의원 배지를 달고 도민을 위해 뛰다보니 이 자리에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입니다. 3년간 잘못된 부분들을 바꾸려고 노력했고 이제 그것들이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까 걱정이 앞섭니다.”

능력 있고 가치관이 바르며 남을 배려하는, 남을 안쓰러워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정치인이 돼야 한다는 그녀. 그녀도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하루하루 전진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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