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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는 지난 2011년부터 ‘인문학 중심도시 수원 만들기’ 사업을 계획·추진하면서 2012년 경기대학교와 ‘21세기 실학, 시민인문학 발원지로서 수원’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달 5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2012년 인문학도시 만들기 시민인문학강좌지원사업 성과보고회’를 끝으로 2012년 사업(2012.09.01~2013.08.31)을 마무리 했다.

경기대학교 한윤옥 교수는 그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다. 사업의 연구책임자를 역임한 한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얼마전 ‘2012년 인문학도시 만들기 시민인문학강좌사업’ 성과보고회가 있었는데 이 사업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면.

▲경기대학교는 2011년 수원시가 인문학 중심 도시 만들기 ‘휴먼시티 수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를 통해 수원시에 ‘시민인문학’ 개념을 제안했고, 수원시가 이를 받아들였다.

사업은 인문학을 중시해야한다는 사회 경향과 맞닿아 있었고, 마침 한국연구재단에서도 인문학도시만들기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원시와 경기대학교가 한국연구재단의 2012년 시민인문학강좌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인문학 도시 만들기 사업이 본격화 됐다.

-친근한 명칭이지만 아직 낯선 느낌도 있는데 시민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사업은 크게 두줄기로 구분할 수 있다. 교육부가 중심이 돼 인문학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과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강좌 사업이 그것이다.

시민인문학은 후자에 해당한다. 시민에게 다가가는 편안한 인문학, 사람들의 삶 속에 들어갈 수 있는 인문학을 의미한다.

-수원시의 인문학강좌사업의 명칭을 ‘21세기 실학, 시민인문학 발원지로서 수원’으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지.

▲수원은 ‘정조’와 ‘화성’이라는 커다란 인문학적 자산을 갖추고 있다. 화성의 축조는 정조의 꿈과 함께 정약용의 실학사상이 바탕이 됐다.

지금의 화성이 존재하게 된 배경인 18세기의 실학을 화성을 매개로 현대로 가져와 보자는 취지에서 ‘21세기 실학 인문학 발원지로서 수원’사업이 구상됐다.

이를 구체화 하기 위해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인문학’을 추진 전략으로 세우고 ‘수원을 이야기하다’, ‘수원을 체험하다’, ‘수원을 치유하다’로 각각의 방향을 정했다.

‘수원을 이야기하다’는 수원과 화성에서 삶을 이어온 문화 유산, 예를 들어 인물, 음식 등을 자세히 살피는 프로그램이다. ‘수원을 체험하다’는 답사프로그램으로 향토사학자들이 화성에 담긴 에피소드와 축조 배경 등을 세밀하게 설명해 수원시민들이 그간 막연하게 알고 있던 화성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

‘수원을 치유하다’는 정조의 효 사상과 애민사상, 정약용의 실학 사상 등을 바탕으로 지역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느끼는 정신적 상처들을 치유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독서를 통한 치유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하며, 서두에 정조의 효사상을 인지시키는 데 중점했다.

각 사업들은 최종적으로 수원의 인문자산을 발굴하고 개발해 재창조하는 ‘수원학’의 정립을 목적으로 했다.

-이번 사업에 대해 책임자로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단순히 참여자의 수가 많았다는 수적인 개념을 넘어 수원시의 향후 시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학문적 기반을 만들었다는 데 사업의 의의를 두고있다.

특히 지역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한 수원시와 경기대학교의 시민인문학 사업은 한국연구재단에서 모범사례로 선정했으며, 계속지원사업으로 이어졌다. 연구재단의 사업이 2013년 5개 도시로 확대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2012년 시민인문학강좌지원사업의 연구책임자로 활동한 한 교수는 2013년 하반기에는 ‘공공도서관 길위의 인문학’사업으로 자리를 옮긴다.

4년전 국립중앙박물관을 중심으로 서울권에서 진행돼 온 길위의 인문학 사업은 2013년 정부의 인문정신문화진흥 정책과 맞물려 전국의 공공도서관으로 확대됐다.

한 교수는 사업의 특별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다.

-공공도서관 길위의 인문학은 어떤 사업인가.

▲일반인들이 인식하기 쉬운, 일반인들의 삶 속을 파고드는 인문학을 하자는 취지의 사업으로 시민인문학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길 위에 뿌려져 있는 선조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 봄으로써 그들의 삶에서 현재에도 가치를 지닌 의미를 찾는 인문학 강좌 사업이다.

그동안 도서관 중심 인문학 사업은 대도시 중심의 대형 도서관들을 통해 이뤄져 왔으나 길위의 도서관 사업은 소외지역 곳곳에 파고 들어 있는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국민들 모두가 인문학을 이해하는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120개 공공도서관을 선정해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마쳤으며, 9월 말에서 10월 초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어떤 프로그램들이 운영되나.

▲각각의 공공도서관이 운영하는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특히 길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추가·보강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지역 문인들을 주제로 하고, 성인들을 대상으로는 지역의 역사적 문인뿐 아니라 지역 특산물과 관련한 문화와 유배길 등 지역의 특징적이고 역사적인 의의가 있는 주제들을 살린 강좌들이 마련됐다.

또 일부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프로그램 꾸미기도 했다.

-도서관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보이는데.

▲도서관은 인문학 사업의 좋은 매개가 된다. 인문학 습득에 독서는 가장 주요한 수단이고 사람들이 제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문학 기관이 바로 도서관이다.

독서활동은 인문학의 가장 주요한 수단이며, 시민인문학에서 반드시 수반되야 할 것 또한 독서활동이다.

-지난해 한국독서교육학회를 창립한 것으로 아는데.

▲한국독서교육학회는 즐거운 책읽기 통해 아이들을 건강하게, 특히 인성교육 측면에서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상매체의 발달에 맞춰 북트레일러 공모를 진행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책의 내용을 흥미롭게 전달해 독서 욕구를 끌어내도록 하는 짧은 내용의 영상물이다. 파주 출판단지에서 진행하는 파주북소리에서 수상작 상영 요청이 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인문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지.

▲인문학이란 결국 자신을 성찰하는 활동이다. 자신에 대한 성찰은 정서적인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정부가 창조경제의 축으로 인문학 진흥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현대에서 인문학의 가장 주요한 기능은 치유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공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사업은 보다 넓은 영역으로 인문학이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관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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