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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치]자치를 향한 희망 콘서트

 

미국에서 생활할 때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에 있는 도서관을 찾았다. 여기에 가면 장난감과 각종 책이 풍부하게 있었다. 장남감은 고장 나서 버리는 경우보다 싫증이 나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아이들이 집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은 장난감들을 가져다 두고 있다. 마을 도서관은 교환의 장소였던 것이다. 그리고 마을 도서관은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미국에 도착하여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 도서관에 가면 각종 생활 정보가 있다. 그리고 생활 영어를 가르쳐주는 동아리 모임도 있다.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는 각종 모임을 위한 공간 제공도 됐다. 지금 우리에게 자치는 그러한 생활 자치 수준의 활동이 필요하다.

주민자치회에 대한 기대

최근 수원시가 특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역을 돌아가면서 분권과 자치에 관한 주민 콘서트를 하고 있다. 지방자치의 의미를 살리고 지방분권에 따른 주민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는 모임의 장이다. 특히 2010년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올해 6월부터 전국 31개 동에서 시범 실시되는 주민자치회에 행궁동과 송죽동이 선정되면서 이에 관한 운영방안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99년 주민자치센터를 실시할 때, 기본정신은 읍면동의 행정적인 기능을 대체하여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기초 단위로 설계됐다.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모임을 갖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주민자치센터라고 하면 동사무소가 주관하는 꽃꽂이, 붓글씨 등 강습의 장소로 이해되고 있고, 주민자치위원회는 동사무소 주관의 모임에 동원되는 동네 유지들의 모임으로 폄하돼 있다.

자발적인 작은 참여

이제 주민자치회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함에 있어 과거와 같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발적인 작은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이 너무 개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참여를 강요하지 말고 성숙한 시민사회의 자발적 모임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다만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많이 만들어주는 지원 정도는 필요하다. U-city에 대비되는 U-참여라고 이름을 주어도 좋다. 언제든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보람 있는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주민참여는 화려한 축제를 하고 거창한 행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동네의 잡초 뽑는 일을 공동으로 하는 것도 좋다. 각자 사용하지 않은 물품을 교환하여 재활용하는 모임도 좋다. 결혼하여 이주하는 외국인을 지원하기 위한 모임체를 갖는 것도 의미가 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재능 기부를 통한 평생 교육의 장을 만들어가는 것도 보람 있을 것이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보람 있는 일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정은 각자 가지고 있는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찾아서 연계시켜주는 마중물의 기능이 초기에는 필요할 것이다.

공동체 정신의 회복

이런 관점에서 보면 참여의 연계가 필요하다. 이미 지역에는 다양한 형태의 모임과 참여가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의제21 모임, 마을 만들기 운동,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등의 활동이 있다. 이러한 운동과 모임을 연계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럴 경우 의회와 보완의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사실 주민자치회는 직접 민주제적 속성을 가지고 있어 의회 기능과 충돌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의원의 시각으로 보이지 않는 작은 모임을 통해 의회의 기능을 보완하는 생활 정치로 이해할 수 있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는 공동체를 잃어버렸다. 이제 생활양식으로서의 민주주의를 회복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살릴 필요를 느끼고 있다. 자치는 그러한 우리의 작은 소망 그러나 큰 희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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