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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탄산가스’ 다스리는 국가가 세계 이끈다

 

물의 세계사를 보면 ‘물을 다스리는 문명, 부와 권력을 손에 쥐다’라는 구절이 있다. 과거에는 물을 다스리는 국가가 융성하고, 문명을 형성해 부와 권력을 누렸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떠할까? 앞으로는 탄산가스를 잘 다스리는 국가가 세계의 주도권을 가지게 될 것이라 예상해 본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쳐 현재 정보화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인류는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땅 속의 엄청난 석탄과 석유를 에너지원과 원료로 활용하게 됐고, 이에 따른 탄산가스의 농도 또한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도시 근교의 옥외 탄산가스 농도를 측정해 보면 380ppm을 가볍게 넘는다. 10년 전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 배운 대기 중 기준치 330ppm은 이제 도시 근교에서 보기 힘든 수치가 됐다.

이렇게 탄산가스 농도가 올라가면 태양광을 흡수한 지구가 방출하는 4천300nm의 적외선을 대기 중에서 흡수할 때 탄산가스 농도가 증가한 만큼 대기의 흡수량도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대기의 온도도 함께 올라가게 된다. 몇 십 년 뒤 한국의 기후가 아열대로 바뀔 것이라고 추정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과 탄산가스는 식물이 태양광의 에너지를 이용해 광합성을 하는 원료다. 고대 이집트와 중국의 경우 물 관리를 통해 국가를 경영하고,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해 식량을 확보하고, 농경지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됐으며 찬란한 문명이 꽃을 피웠다. 국가의 경영에서 그리고 농업에서 물 관리가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핵심요소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다르다. 대기의 탄산가스 농도가 급속하게 올라가게 됐고, 과도한 태양광을 열로 흡수해 지구 기후의 급격한 변화와 빈번하게 기상재해가 대규모로 발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제 물 만큼이나 중요하게 탄산가스를 관리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범국가적으로 탄산가스 배출을 규제하기로 협약을 맺었고, 이에 2020년까지 배출 전망치 대비 30% 절감해야 할 상황이 됐다. 탄산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국가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이에 대한 다양한 투자 또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범국가적인 탄소 배출 억제를 위해 국내에서는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정유공장의 탄산가스를 포집 정제하는 시스템이 보급되고 있지만 포집된 탄산가스를 대규모로 저장하기 위한 장소로 적합한 곳이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탄산가스를 농업 생산에 적용해 대규모로 소비하는 새로운 선순환의 안을 생각해보자. 먼저 공장과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탄산가스를 포집하고, 포집한 탄산가스를 정제해 순도가 높은 탄산가스를 생산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다음으로 이렇게 생산된 고순도 탄산가스를 가스회사에 공급하고, 그 탄산가스를 시설 작물에 적용하는 것이다. 겨울철에 밀폐된 하우스에서 시설 탄산가스가 부족해 생육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탄산가스 시비를 통해 작물의 생육을 크게 촉진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기술을 수출 과채류와 화훼류에 적용하면 탄산가스 생산, 분배, 소비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탄산가스의 외기 배출은 줄이고 동시에 수출증대로 인해 농가소득에도 큰 도움을 주는 일석이조의 획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녹색 성장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는 에너지와 물질, 탄산가스 순환이 긍정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져 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환경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문명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녹색성장을 위해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한 탄산가스를 대기 중에 쓰레기처럼 버리지 않고, 탄산가스를 식물 재배에 요긴하게 활용해 먹거리를 생산하는 ‘탄산가스 선순환 기술’이 앞으로 곳곳에 적용돼 지구를 무서운 열병에서 회복시키는 핵심 기술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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