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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미만 선호할 때가 아니다

유명세는 득이 되기도 하지만 실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기미’의 경우가 그렇다. 경기미는 미질과 맛에 있어서 뛰어나다. 그래서 너도나도 경기미만을 찾는다. 그러나 경기미는 온 국민은 커녕 수도권의 2천만 시민이 먹을 만큼의 양도 생산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을 노리는 것이 , 가짜 경기미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악덕 미곡상들이다.
경기미 산지로 유명한 이천, 김포, 평택 등지의 쌀 생산농가들은 오래전부터 고유 브랜드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공급해 왔다. 농산물의 경우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과 달라서 브랜드로 승부하기란 쉽지 않다. 하나 성실과 신용으로 접근하다 보면 인정받게 마련인 것이 바른 세상의 이치다.
또 한가지 경기도가 경기미 보호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도 큰 힘이 됐다. 경기도는 경기미의 전통성을 지키기위해 가짜 경기미를 유통한 업자를 신고하거나 검거했을 때 1건당 최고 500만원까지 주는 포상금지급제를 실행하고 있다. 올 들어 70명에 1억 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그런데도 가짜 경기미 유통은 계속되고 있다. 올 7월말까지 25건에 4060톤을 적발했는데 이것은 지난해의 19건 2984톤에 비하면 거의 배가 되고, 2001년의 590톤에 비하면 무려 7배나 된다.
가짜 경기미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적발되고 나서 당하는 불이익보다 크게 한탕해서 버는 돈이 더 많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사고(思考) 전환도 시급하다. 경기미를 애용해서 쌀 생산농가에 이익을 주고 경기미의 명성을 지켜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턱댄 경기미의 선호가 미곡시장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점을 인식할 때가 됐다.
경기미의 생산량은 한정되어 있는데 연중 내내 경기미만 먹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따라서 때로는 고향 쌀, 아니면 연고가 있는 지방미를 이용하면 지방미 생산자에게 도움을 주고, 가짜 경기미 유통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거기에 더해 경기미로 둔갑된 가짜 대신 싼값에 지방미를 사먹으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포상금까지 절약할 수 있으니까 그야말로 일석사조(一石四鳥)가 아닌가. 경기미의 명성과 농민 그리고 소비자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시도해볼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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