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데스크칼럼]불법 대기업의 나라 국민우선을 기대한다

 

참 징그럽다. 이젠 신물이 날 정도여서 비명도 나오지 않는다. 기가 막힐 뿐이다.

불법에 위법, 탈법까지 그야말로 끝이 없는 ‘무법천지’다. 서슬 퍼런 조직폭력배 얘기가 아니다. 바로 날고 긴다는, 그래서 세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며 달러를 벌어들인다는 ‘대기업’들 얘기다. ‘먹성 좋은 유통공룡’이란 별칭까지 얻으며 기업 인수합병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이랜드그룹의 각종 불법 행위들은 지극히 고전(古典)적인 수법이다. 이랜드가 누구던가. 이화여대 앞의 조그만 점포로 시작해 30여년의 세월 동안 패션시장의 큰손에서 백화점형 아울렛의 선두주자로 유통, 건설 등까지 끝없이 기업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크리스천 기업’이 바로 이랜드다.

이랜드의 불법은 그래서 더 실망스럽다. 2001아울렛과 패션아일랜드 등의 불법 영업행위를 본지는 참 여러 번 다뤘다. 불법 가설 건축물에 공개공지 점령 등 열거하기도 힘들다. 이랜드 관계자의 말처럼 이게 이랜드만의 일이던가.

삼성디지털프라자, 롯데하이마트, LG베스트샵, 전자랜드 등 대기업 가전 유통업체들의 불법은 이골이 날 정도다. 도내에만 130여곳의 삼성디지털프라자를 비롯해 롯데하이마트 88곳, LG베스트샵 180여곳, 전자랜드 16곳 등 410여곳이 오직 ‘영업’만을 앞세워 불법 저지르기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어 보인다.

삼성과 롯데, LG의 네온사인이 빛나는 이들 대리점 인근 가로수들은 홍보현수막 전용 게시대로 변질된 지 오래고, 인도와 차도는 ‘고객우선’의 전용주차장으로 전락했다. 시민은 차들 사이를 곡예 하듯 종종걸음으로 비켜 다녀야 하는 형편이다. 하긴 불법인줄 뻔히 알면서 건물 외벽을 광고로 도배하는 이들에게 무서운 것이 뭐가 있으랴.

기가 막힌다. 오죽하면 유례없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자체들이 전담 단속반을 꾸릴 경우 이들의 불법 영업으로 인한 과태료 수입이 웬만한 부대수입을 압도할 정도로 엄청날 것이란 우스갯소리를 흘려듣는 게 쉽지 않을 정도다. 수많은 파파라치가 넘쳐 나는데 왜 전담 파파라치제도를 만들지 않을까 의아스럽다.

골목 슈퍼와 전통시장까지 송두리째 고사시킨다는 우려를 현실로 만드는 주범으로 꼽히는 대형 마트들은? 마찬가지다. 점포 앞 공개공지를 자신들의 마당인양 ‘실적 쌓기’를 위한 ‘불법 임대장’이나 ‘고객편의’를 앞세운 ‘카트전시장 겸 창고’로 사용한 지 오래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 누가 더한다 덜한다를 따지기도 어려울 정도로 불법이 다양하다는 데 또 한숨이 난다.

한술 더 떠 이젠 툭하면 오로지 마트 진입을 위해 길게 늘어선 고객들의 입차와 영업을 위해 진출입로 무단 변경도 자유자재로 감행한다. 불법인줄 뻔히 알면서 ‘경찰과의 협의를 거쳤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내세우기도 한다. ‘걸리면 재수 없는 거고, 안 걸리면 계속 한다’는 굳은 심지(?) 속에 불법과 위법, 탈법 찾기에 여념이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 첫손에는 늘 대기업이 자리한다. 그러면서도 입만 열면 국민을, 지역을 그리고 대한민국을 사랑한다고 떠들어 댄다는 게 더 화가 난다. 어쩌면 그들은 대한민국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법에 위법을 알면서 저질러도 이 나라는, 그리고 이 땅의 일부 공무원들은 어쩐 일인지 그들에게는 참 관대하다. 다른 나라에서라면 어디 가당키나 한 말인가. 그 관대함이 그들의 죄책감까지 사라지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또 ‘사람이 부족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풀이하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정해진 변명을 들으면서 ‘납세의 의무’는 왜 이리 억울한가. ‘법과 행정, 공권력’을 지켜야 할 공직자들의 무책임은 바로 불법의 조력자 또는 공범이란 사실을 알기나 하는 건가. 그렇게 무너진 기초와 기본은 어느새 우리에게 리트머스지 물들듯 물든 지 오래다. 그리고 허망함을 넘어선 위협이 된 지도 오래다. 교통 정지선이 문제가 아니다. 이제라도 하나하나 바로 세우자.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기초와 기본 바로 세우기’는 그래서 반갑다. 대기업들의 개과천선을 기대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