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근당의 고전] 過河折橋 (과하절교)

강을 건넌 다음에 다리를 제거한다

 

목적을 이룬 뒤에는 도와준 사람의 은공을 잊어버리거나 결심을 굳힘을 뜻하는데, 중국 元史(원사)에 나온다. 兵法書(병법서)나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보면 濟河焚舟(제하분주)라는 말도 유사한 뜻이다. 즉 건너온 배를 불태우고 물러설 수 없는 필사의 싸움밖에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치는 전략으로도 사용되는 말이며, 이러한 말들을 인용해 자기의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조선시대 학자 한분은 술을 끊고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인용했다. 술은 殺人之耽毒(살인지탐독) 麴蘖杯樽(국얼배준) 釜甑廬舍(부증여사) 保養精神(보양정신) 安享壽考(안향수고) 濟河焚舟(제하분주)로 ‘술은 사람을 죽이는 독이다. 술을 만드는 누룩과 술잔 술병을 곁에서 모두 치워라. 술 만드는 솥을 깨버리고 술 담는 장소를 없애버려라. 술을 끊어 내 맑은 정신을 유지하며 살리라. 남은 내 인생 술 안 먹고 편안하게 살리라. 이번에 금주에 실패하면 다시는 물러설 때가 없다’는 말이다.

인용이 다소 어색하기도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금주 금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던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비유다. 天下第一鐵關門 是花柳關(천하제일철관문 시화류관) 천하에 제일 뚫기 힘든 문이 철관문이 아니라 화류계의 문이다. 따라서 濟河焚舟(제하분주)의 背水陣(배수진)은 여기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