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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 고전] 杯盤狼藉 (배반낭자)

술잔과 접시가 마치 이리에게 깔렸던 풀처럼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어느 날 중국 제나라의 왕과 선비 한 사람이 자리를 했는데 왕이 그에게 술을 하사하면서 선생은 술을 얼마나 마시면 취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선비는 ‘술이란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어른 앞에선 두 말을 마시면 취하고, 친한 벗과는 다섯 말을 마셔야 취하고, 날이 저물고 술도 다 바닥나게 되어 취흥이 오르면 술잔과 그릇들이 어지럽게 흩어지게 되는데(男女同席履交錯 杯盤狼藉) 이때는 한 섬을 마셔도 부족합니다’고 답했다.

왕이 주색에 빠져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선비는 이 틈을 타 ‘술이 극에 달하면 어지러워지고,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슬퍼지는데 만사가 이와 같습니다(酒極則亂 樂極則悲 萬事盡然). 이 말은 곧 달도 차면 기울고 모든 사물이 그와 같고 나라의 운세도 이와 같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선비의 진솔한 말에 주야로 마셔대면서 베풀었던 주연도 삼가고 선비를 왕실의 접대관리에 임명해 접대나 주연도 삼갔다. 남녀 간에 술자리는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욱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과도하게 술을 마셔 몸과 마음을 해치고, 또 삶에 누가 돼 평생 쌓은 덕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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