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싸움질하는 자는 모두 자기는 옳고 남은 그르다고 여긴다.
무릇 군자이면서 소인과 더불어 서로 적해(賊害)한다면 이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여우로써 이미 죽거나 도망간 개나 양을 대신하는 격으로 그 몸이 스스로 도탄(塗炭)에 빠질 것이니 이 어찌 심한 과실이 아니겠는가.
그러면서도 지혜로운 자라고 여기니 이보다 더 어리석은 것이 어디 있겠으며, 또 스스로 그것을 이익이 되는 줄 알고 있으니 손해가 이보다 더 막대한 것이 어디 있겠으며, 이것을 영광으로 여기니 이보다 더 욕됨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옳은 일을 했을 뿐 그릇된 일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吾能於是而不願於非). 그러나 그가 한 행동을 잘 살펴보면(考之行事) 옳은 일을 적고 그른 일은 많다(於是者寡)란 말이 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해 한 일도 자세히 따져보면 옳은 것보다 그른 것이 더 많다.
그것은 쉽사리 자기 주관으로 바라보고 행사하기 때문인데, 특히 경계해야할 일은 국민을 위한 정책입안자적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로 인해 무슨 일이 발생하고 난 뒤에 죄의식 같은 것을 가져봐야 무슨 소용 있으며, 개개인에게 있어서도 시과비중을 새겨둔다면 인생에 있어 허물은 가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