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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독일경제에서 배우는 동반성장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독일의 경제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2009년 -5.1%의 GDP성장을 기록했던 독일경제가 이듬해 5.4%의 성장을 기록했고 2011년에는 3%의 성장을 이루었다. 금년에는 1%대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로존의 위기상황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라 할 수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독일은 막대한 통일비용과 노동시장의 경직성, 대기업의 해외이전 등으로 한때 13%를 넘는 실업률을 기록한 바 있다. 위기에 처한 독일은 2002년부터 하르츠(Hartz) 개혁을 실시했다. 폭스바겐자동차의 하르츠 회장은 경제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일에 나섰다. 복지혜택을 축소시키는 대신 중소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갔다. 10년간 고통스럽게 보낸 독일은 2010년 100만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고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동반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특히 16∼24세의 청년실업률 감소가 주목할 만하다. 2008년 7월부터 금년 6월까지 유럽의 청년실업률은 그리스·스페인의 경우 20%에서 55%를 넘어섰고, 프랑스·벨기에·영국은 16%대에서 22%로, 미국의 경우는 11%에서 16%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통계에서 보듯이 청년실업률 문제는 유럽만이 아니라 범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반면 독일은 11%에서 8%로 감소한 유일한 국가다. 25∼29세의 청년실업률을 살펴봐도 독일은 10%에서 7%로 더욱 줄어들었다.

독일경제 호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흔히 거론되는 히든 챔피언을 많이 보유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그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전문기업으로 자리를 잡아 세계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시장 석권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유심히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동반성장 정신에 진짜 중요한 요인이 있다. 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이 튼튼한 경제성장의 밑받침이 되는지 살펴보자.

첫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협력관계이다. 세계 인쇄기의 약 40%를 생산하는 하이델베르크 인쇄기는 15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니고 있다. 1만2천개 이상의 부품을 협력회사로부터 공급받는데 그중에는 100년 넘게 납품하는 회사도 수두룩하다. 그들은 매년 단가 협상하는 데 있어서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가장 중요시하여 갈등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자랑한다.

둘째, 공정거래 관행이다. 세계 최대 화학회사로 알려진 BASF는 작년 매출액이 1천억 달러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그들은 모든 임직원과 협력사가 지켜야 하는 ‘행동강령(code of conduct)’을 준수하고 있다. 협력중소기업으로부터 접대나 현금, 현금성 선물, 부당한 납품 등을 받는 임직원은 즉시 해고되며, BASF에 납품하는 협력사는 행동강령을 준수하겠다는 서명을 해야만 한다.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이를 명문화해서 모든 임직원이 이를 반드시 지키고 있다.

셋째, 직업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장인정신이다. 독일의 청년실업률이 유럽 최저수준이고 글로벌 경제위기에서도 감소하고 있는 것은 회사와 직업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듀얼 교육시스템 때문이다. 이들은 3년 6개월 동안 학교와 회사에서 근무하고 도제자격을 받는데 이 교육과정에서 학교와 회사는 끊임없이 신기술을 도입하게 돼 산업 전반의 기술력이 동반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기업의 생산현장이 바로 도제직업교육의 훈련장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중소기업은 녹록치 않은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새로운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국민들이 합심하여 동반성장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일경제처럼 대·중·소기업 간의 협력, 공정거래, 투철한 장인정신을 우리 산업의 근간으로 만드는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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