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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수원영화예술협회

 

“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 내 영혼의 선장은 바로 나 자신뿐.” 영화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 얼마 전 타계한 넬슨 만델라 역 모건 프리먼 대사다. 영화 같은 삶, 명화 속 감동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 같다. 이런저런 일들로 세상이 시끄럽고 분주한 일상을 보내더라도 스크린 앞에 앉으면 항상 마음의 평정을 찾곤 한다. 필자에게 영화는 운명이 아닌가 싶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 진학을 앞둔 필자는 남도땅에서 야반도주를 해 영화배우 오디션을 보았고 당당히 합격했다.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당시의 월드스타 이소룡을 만난 것도 일기를 잘 썼던 덕분이었다. 공부는 못해도 일기를 잘 쓰면 큰형에게 회초리 대신 20원을 포상금으로 받고 목포시민극장과 원진극장, 호남극장으로 발걸음을 날렸다. 드라마와 영화는 다른 점도 있지만 본질을 생각하면 큰 차이는 없다. 몇 권의 책을 집필하고 공직생활하면서 시나리오를 썼고, 문학에 몰입하면서 공직의 정서를 극복하느라 힘겨운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다 보니 우여곡절 끝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필자가 문인협회 시나리오분과위원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취약한 분과를 활성화 시키려 하다가 영화산업을 통해 문화도시 수원이 더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영화단체가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이르게 되었다. 고민하던 중 문화예술계의 지원으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현재 소설가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가 이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다. 회원들의 구성도 다양하다. 한두 사람이 모이고 더 많은 생각들이 쌓이다 보니 조직체계도 갖춰지고 분과별 위원회도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미미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를 중심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지인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 교사, 기업인, 자영업자 등 회원들로 따스한 단체가 되었다. 결국 행정기관의 관심도 받게 되면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협회’로 꾸려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으게 되었다.

우선 수원영화인협회 창립총회를 가졌고, 결국 영화사랑과 영화예술협회로 할지 의견을 나누던 가운데 영화예술협회로 다수의견을 얻었다.

‘사랑’과 ‘예술’ 중 어느 것으로 할 것이냐를 놓고 오랜 숙고 끝에 ‘예술’이 좋다는 많은 회원들의 뜻에 부합한 결론을 내었고, 새롭게 영화예술협회로 명칭을 법인화했다.

영화예술협회는 조희문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교수(전 영화진흥위원장) 안태근 EBS방송 프로듀서, 곽재용 영화감독, 김훈동 경기적십자 회장, 채수일 한신대학교 총장, 김인숙 전 수원여자고등학교 교장, 류화석 흥국생명 여자배구단 감독 등 고문과 자문위원을 위촉해 문화도시 수원에 걸맞은 모임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다름과 차이를 넘는 아픔과 쓸쓸함으로 서로를 다독이고 위로하며 나눔과 배려로 내민, 따스한 손길들이 모인 영화예술협회는 좋은 영화와 만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만들고 있다.

영화는 삶을 바꾸고 문화까지도 바꾼다. 얼마 전 영화 <관상>이 흥행하면서 사주카페 등 점을 보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또 영화 <우생순>이 감동을 안기면서 비인기 종목이던 핸드볼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 바 있다. 한편의 영화는 현실이고, 현실 같지 않으면서도 현실을 보게 된다. 영화예술협회로 새롭게 변화하면서 마음도 어깨도 무겁다.

지난 4월 시작한 영화인문학세미나는 조희문 교수의 ‘영화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이지엽 교수, 채수일 한신대학교 총장, 안태근 작가의 특강을 연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영화예술답사기행의 일환으로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지인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를 경유하여 타임캡슐에 다녀왔다. 수원영화예술협회의 갈 길은 멀다. 그 행보를 의미 있도록 하기 위해 분투할 것이다. 19일 화성박물관에서 영화 이와이슌지의 러브레터 상영과 함께 송년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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