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숨n쉼] 경기 옛길의 가치

 

지금 한국 사회에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은 산이 많은 지형이기에 한국인들은 등산을 즐겼으나 근래 들어 걷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평지를 걷다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이 천천히 걷는 데 관심을 가진 것은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 살면서 스스로를 돌이켜보면서 한 박자 쉬어가고 싶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경기도 옛길이 조성되고 있다. 조선시대 지리학자 신경준의 『도로고』에 6대로가 수록되어 있다. 6대로는 한양에서 전국으로 연결된 간선도로이다. 경기 옛길은 이 6대로를 고증하여 경기도 구간을 복원한 길이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6대로 중 ‘삼남길’과 ‘의주길’ 두 개 노선이 개통되어 지금 사람들이 다니고 있다. 2017년까지 나머지 4개 대로 경기도 구간을 모두 조성하여 개통할 예정이라 한다. 경기 옛길은 한양에서 시작하여 전국으로 뻗어있기에 경기도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이 연결되면 국토를 횡단과 종단할 수 있다. 삼남길은 한양에서 시작하여 경기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 경상남도로 이어지는데, 현재 경기도와 전라남도 구간은 개통되었고 전라북도는 곧 개통될 예정이므로 충청남도 구간만 이어지면 한양에서 해남까지 국토를 종단하는 역사적인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국 도보길 연결하는 6대로
지금 전국에 독립된 이름의 도보 길의 수가 595개이고 전체 길이가 1만767km이다. 도보 여행을 위한 단위 코스 명칭이 1천689개이다. 이 길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도보여행객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조선시대 6대로는 한양을 중심으로 전국을 종단·횡단하는 도로이다. 삼남길은 전라도 해남과 경상도 통영까지, 영남길은 경상도 동래까지, 평해길은 강원도 평해까지, 경흥길은 함경도 경흥까지, 의주길은 평안도 의주까지, 강화길은 경기도 강화까지 연결된다. 6대로 전국 구간이 복원되고 조성이 완료된다면 전국 595개의 길이 6대로를 중심으로 해서 모두 직간접 연결될 것으로 생각된다. 전국의 모든 도보 길이 하나로 연결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경기 옛길의 조성은 6대로 전국 구간 복원 조성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기에 그 의미는 크다고 생각된다.

도보 길의 안전성과 편의성
경기도 옛길은 조성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았다. 조성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하거나 토목공사를 하지 않고, 기존의 길을 그대로 이용하여 경기도 옛길이라는 표식만 하였기 때문이다.

길 조성에 드는 비용은 조사연구비와 표식 제작 설치비가 전부이다. 삼남길 90km, 의주길 53km 등 경기도 옛길 143km 조성에 투입된 비용은 10억원을 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아직도 부족한 시설들이 많이 있다. 편의시설과 안전시설 등도 그 중 하나이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도보 길의 하나가 한적한 길이다. 조용히 사색을 하며 걸을 수 있고 이러한 곳들이 대체로 경관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적한 길을 걸을 때 여행객의 안전이 문제가 된다. 안전을 위해 CCTV를 설치할 수 있겠지만, 전국에서 만들어진 도보 길의 총 길이가 1만km를 넘는데 어떻게 모두 설치할 것인가.

그리고 사생활 침해 문제도 있다.안전을 위해서는 도보 길 구간별로 안전도 등급을 정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여성이 혼자 걸어도 안전한 길, 반드시 2명이 이상 걸어야 할 길 등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안내 자료에 수록하여 적극 홍보하는 것이다. 도보 길을 편안하게 걷기 위해서는 안전성과 편의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 안전성과 편의성의 확보를 위해 조성 주체가 해야 할 부분과 도보 여행객이 스스로 준비할 부분이 분명 있다. 어디까지 조성 주체가 해야 하고, 어디까지 도보여행객이 스스로의 책임 하에 준비해야 하는지는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