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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자다] 아동 오케스트라의 빛난 화음

 

며칠 전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연주 잘하기로 정평 난 초교 오케스트라 연주회장을 찾았다.

전국아동음악경연대회 3년 연속 1위를 수상해 으뜸으로 회자되고 있는 성남정자초교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장에는 단원인 아들딸들 연주 모습을 직접 보려는 학부모와 가족, 음악인, 초청인 등 다양한 이들로 객석을 채워 희망이 그대로 내비쳐 보였다.

총 59명에 이르는 어린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그 진용을 갖추며 뿜어낸 화음은 기성세대 못지않은 품격을 그려냈고, 아니 장래 희망까지 읽을 수 있어 연주자와 관객 모두의 눈가에 영롱한 빛을 발하는 풍경이 그려졌다.

이 학교 성기준 교장의 전교생 1인 1악기 다루기 실력을 그 무대에서 느껴볼 수 있었고, 상임지휘자 김예훈씨의 거품 없는 진솔함의 자태 역시 보기 좋았다. 또 있다. 북을 치는 어린 단원의 앙증맞기까지 한 모습, 악기별 지도강사들이 참여한 협주, 그리고 매끄러운 행사 진행 또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날 ‘춤’을 테마로 해 다양한 종류의 곡이 연주됐다. 드뷔시 작 모음곡 중 ‘발레’,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 중 ‘정경’과 ‘왈츠’, 라벨의 볼레로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테마모음, 시벨리우스 교향시 ‘핀란디아’,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등 유명 작곡가의 곡에 쉘던의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와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주제곡까지 꿈나무들의 멋진 무대를 시종일관 바라보는 시선은 놀라움과 기특함으로 가득해 보였다.

한 지휘자의 손짓과 그 마음에 따라 어린 단원들이 조화의 화음을 자아내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 풍경에 몰입하지 못한 순간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문득 스쳐간 두 광경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여의도 국회에서, 수원 도의회에서, 그리고 성남시의회에서의 성원 없는 격한 투쟁 위주의 정쟁이 변화해야 하는 까닭을 오케스트라 화음이 잘 대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날 아동들의 연주회장 어디에도 정치를 직접 하는 이들이 한명도 없었던 것 같아 아쉬웠다.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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