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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10대 뉴스, 안녕들… 그리고 2014년

 

2013년, 또 한해가 저문다. 새 대통령의 취임으로 서막을 연 계사년 역시 숱한 사건사고들이 무색할 만큼 많은 일들이 특보로 사람들의 뇌리를 스쳤다. 늘상 그럴 때이기는 하지만 지금 이맘때가 되면 언론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그리고 분주히 의견을 모으고 다듬어 야심차게 한해를 정리하며 앞 다퉈 ‘10대 뉴스’를 내놓는다.

사람들은 간추린 10대 뉴스를 보며 주마등처럼 지나간 한해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가슴 한가득 아쉬움을 담아 ‘내년에는 기필코’를 습관처럼 다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올해는 참 쉽지 않다.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아쉬울 정도로 굵직굵직한 일들이 많았다. 10대 뉴스 선정을 위한 소중한 한 표를 사실상 벌써 기권에 가져다 놓은 지 오래다. 설사 싫은 소리 한 마디 들을 셈 치고 주변인으로 관전하는 것도 부끄럽지만 해보니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위로는 혼자만의 것일 뿐. 사실 연말에 터져 나온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이 베스트셀러인양 들불처럼 번지고, 대한민국을 하루아침에 뒤덮는 모양새가 썩 유쾌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바빠서’, 아니면 ‘힘들어서’, 이도저도 안 되면 ‘형편이 안 돼서’라는 변명에 익숙했던 모습을 경쟁이라도 하듯이 반성한다는 ‘양심선언’의 행진이라니. 그리고 세태에 뒤질세라 페이스북이며 트위터에 분주히 퍼 나르는가 하면, 리트윗에 빠지기라도 할라치면 흐름에 뒤지기라도 하는 것인 양 거대한 블랙홀로 바쁜 일상마저 모두 흡입하듯 삼키고 있는 모습이 대한민국의 오늘이라는 현실을 인정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거기에 언론 매체들의 치열하기까지 한, 그러나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똑같은 기사를 쏟아내는 앞을 다투는 보도 경쟁은 ‘안녕들 하십니까’를 반짝 스타로 만드는 것 말고 뭐가 있는지 슬슬 의문이 들기도 한다.

잠깐 기억의 추를 1년 전으로 거슬러 보자. 그것도 ‘안녕들 하십니까’가 처음 나붙은 10일에서 정확히 한 해 전인 2012년 12월10일로 되돌아가면 이미 한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어 대중들의 관심에서 사그라지던 대통령선거보다도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던, 바로 ‘솔로대첩’이 있었다.

SNS는 물론 언론과 기업들의 뜨거운 성원이 깃든 보도와 후원 경쟁 속에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수원 등 전국을 강타하며 국민들의 관심을 하나로 모았던 그때 그 스타, ‘솔로대첩’은 그러나 한바탕 해프닝 그게 끝이었다.

그리고 다시 지금, ‘안녕들 하십니까’가 그 자리를 채웠다. 그것도 다분히 넘쳐나는 감상 속에 마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읊조리듯이.

대한민국의 벽두를 휘몰아친 전세대란의 팍팍함은 여전하고, 경기침체 속에 허리춤을 졸라맨 한 푼이 아쉬운 주머니는 아직 열리지 않았고, ‘메뚜기’로 도서관을 누빈 끝에 손에 쥔 취업합격증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학자금 대출 상환에 제대로 숨쉬기도 곤란하다는 청춘들의 탄식 역시 계속된다.

4대악 척결과 국민안전, ‘기본 바로 세우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성매매와 불법 사채, 도박이 판을 치고, 아직도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현실을 감히 인정한다.

또 대기업들의 편법과 꼼수, 일상화된 불법과 거대한 ‘갑의 횡포’가 먹고 살기 위한 서민들의 힘겨운 바동거림마저 여전히 힘겹게 하고 있음도 죽도록 싫지만 인정한다.

그러나 ‘불복’과 ‘불법’, ‘국가’와 ‘반국가’, ‘내편’ 아니면 ‘네편’. 올해도 얼마나 많은 편 가르기와 갈등, 대립이 마치 정형화된 ‘이분법’처럼 우리를 휘감았던 장막의 연속이 세밑 씁쓸함으로만 그 생명을 다하기를 감히 고대한다.

그리하여 다시 2014년, 벽두부터 국민의 하나 된 위대함이 한여름 뙤약볕 아래 전국을 강타할 ‘대∼한민국’의 환희가 한해 가득 이어져 올해 못 고른 10대 뉴스까지 함께 만들고 고를 수 있기를 아쉬운 한해의 인사 뒤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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