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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치] 새해엔 생산성 높은 정치 구현해야

 

올 연말 한국정치는 철도계의 총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어수선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정부가 제2의 철도회사 설립 조치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해도 철도노조는 믿지 않고 있으며, 정부는 파업시작 이래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대국민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 멈춰선 열차처럼 한국정치가 뭔가 크게 고장 난 듯한 느낌을 준다.

올 한 해를 정치의 측면에서 규정한다면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이 불신이 난무하고 일의 진척이 없는 한 해였다. 이것의 단초는 작년 대선에서 댓글을 통한 국정원의 선거개입에서 만들어졌고 박근혜 정부 출범 후 그에 대한 검찰조사의 공정성 시비로 본격화되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이 한국 민주주의가 공고화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해 민주발전에 큰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고 그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어 관련자가 응당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올 한해 국민들에게 그 이슈는 절박한 문제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국민들이 보기에 국정원 선거개입은 대선의 결과와는 별개의 일탈행위로 비춰졌고 국민들의 관심사는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되었다. 국민들의 이러한 태도가 한국의 민주주의가 될 대로 되라거나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도 좋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올 한해 정치농사는 역대 최악이다. 일단 양적인 측면에서 보면 과거에 비해 처리한 입법안의 숫자가 너무나 초라하다. 국민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국회의 활동이란 국정원선거개입 국정조사와 검찰수사에 대한 여야의 논평과 비난전이 전부다. 다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세계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서고 우리경제도 회복과 성장의 계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과 대처는 국민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침체돼 있는 부동산을 살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부동산관련법의 개정, 투자확대를 이끌어내고 고용을 창출하게 될 외국인투자촉진법, 관광진흥법의 개정이 이루어지기를 관련업체와 지자체들은 학수고대하고 있으나 국회는 이에 대한 신속한 통과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하 국회운영상 다행인 것은 여야가 국정원 개혁과 예산안을 오늘 동시에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민들은 여야가 한 발씩 양보해 국민들에게 연말 선물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국정원 개혁은 여러 가지 쟁점이 있지만 중점은 국정원이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를 추구하거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대전제 위에서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을 강화하며 상급자의 정치개입 요구를 거부하고 이를 고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데 두어져야 한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고 북한의 각종 대남침투가 전방위적이고 더욱 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나 무조건적인 정부기관, 정당, 언론 출입 금지는 국정원의 대공정보 수집과 안보기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인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무작위적인 정치사찰과 사생활정보수집 대신 방첩기능에 그 활동을 제한하면서 기 활동을 허용하는 것도 하나의 타협안이 될 수 있다.

국정원 관련 사안 중 국회 국정원개혁특위의 마무리와 대선개입 특검 양자를 모두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검이 과거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특위는 국정원이 다시는 선거나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새로운 미래를 열어놓는 것이다. 특검도 국정원이 또다시 일탈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특검으로 더 이상 밝힐 것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특검 실시는 국력의 낭비와 정치력의 소모만 가져올 수 있다. 개혁특위에서 원만한 합의안을 도출하면 특검을 해야할 필요성도 줄어들게 된다.

이제 더 이상 국회가 국가경쟁력을 떨어트리지 않고 생산성 높은 모범을 국민에게 보여야 하며 새해에는 우리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민의의 전당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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