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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 협업, 잘 하고 있습니까?

 

얼마 전 의류브랜드 H&M과 디자이너 이자벨 마랑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사기 위해 H&M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이 방송을 탔다. 저렴하지만 실용적인 의류브랜드와 인기 디자이너가 만나 패션 피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이다.

콜라보레이션은 정부기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쯤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연말정산 준비로 바쁘다. 각종 기본항목을 챙겨야 하고 보험료,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사용 확인서를 보내달라고 여기 저기 전화를 걸면서 분주하게 보낸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국세청에서는 2006년부터 각종 영수증의 간소화를 위해 병·의원, 카드·보험사를 설득했다. 그리하여 2010년부터 종이 없는(paperless) 연말정산을 구현할 수 있었다. 이 결과로 영수증 수집비용 7천300억원, 우편발송비용 500억원이 줄어드는 경제적 효과를 보았음은 물론 수백만 연말정산 대상자들의 일손을 덜어주는 쾌거도 거두었다.

이처럼 최근 콜라보레이션, 즉 협업 사례가 늘고 있다.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무언가가 합쳐져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내 소비자는 물론 기업들에도 인기다. 협업 안에는 ‘맞춤’이라는 의미도 들어 있다. 마치 퍼즐처럼 적게는 수개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개로 이뤄져 하나라도 빠지면 완성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와 함께 하는 순간부터 자기의 득실을 생각한다. 이 일을 혼자 할 때와 둘이 할 때의 손실과 이득을 계산하면서 접근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익계산에 빠져 협업을 시작도 못해보는 경우도 있다. 협업이 참여하는 모든 사람, 부서, 기관이 윈-윈(상생)하는 것으로 귀결되므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협업이라는 것은 작게는 개인 사이에, 크게는 국가 간에 이루어지는 협력 업무다. 이 중 무엇보다도 협업이 필요한 분야는 R&D가 아닐까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때 혼자 하는 것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그래서 농촌진흥청은 공동연구를 자주 추진한다. 연구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펀드 형태에 따라 기본연구와 공동연구로 나뉘고, 연구기관에 따라 산·학·연·관이 함께하는 공동연구가 있다. 어떤 형태든 최종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연구하고 조합해서 ‘보다 나은 생산품’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협업의 성공 요인으로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협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 것을 내려놓고 소통해야 한다. 또 모든 것에 대해서 투명해져야 한다. 내 것, 네 것을 따지다보면 무엇인가를 숨기고 싶어지고, 그렇게 되면 내 이익은 챙기고 남에게는 손해만 남겨주게 된다.

둘째, 리더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조직을 리드하는 책임자의 관심도에 따라 협업의 정도가 결정되고, 그 협업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직원 간의 상호 신뢰도 필요하다. 상대방의 업무가 내가 하는 업무보다 더 소중하고 가치가 있어서 내가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성공할 수 있다.

셋째, 수요자 중심의 공동목표를 세워야 한다. 협업의 결과물을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사업 성공여부의 열쇠다. 따라서 소비자가 요구하는 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넷째, 협업은 내가 아니라 우리라고 생각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개인주의화하면서 우리라는 단어가 어색하기까지 하다. 협업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협업을 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조직이 모여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더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

한해를 마무리할 시점이다. 올해의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 한다면 ‘협업’이 아닐까 싶다. 2014년도 소통을 바탕으로 한 협업을 통해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창조하고 낭비되는 시간과 인력은 줄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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