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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노모포비아를 극복하는 교육

 

초고도 정보화시대에 진입한 우리사회는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세상이 되었다. 미디어 역사가 스마트폰 등장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정도로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바꿔 놓았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채팅, 페이스북, 카카오톡,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실시간 소통 외에도 사진, 인터넷, 음악, 게임 등 온갖 일이 가능해지면서 다들 깨어있는 시간 내내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스마트폰이 갖는 즉시성, 오락성, 사회성, 문화성으로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란 불가능하며, 현대인은 점점 스마트폰 중독자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햇빛이 비치면 그림자가 생기듯 스마트폰의 편리성 뒤에는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 하나가 ‘디지털 치매’ 현상으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이나 계산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부모형제의 전화번호, 노래가사를 기억하지 못하고 내비게이션 없이는 길을 찾지 못한다. 이밖에도 권태, 외로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정보피로증후군, 악성댓글로 인한 사생활침해, 명예훼손,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손가락관절염, 목디스크, 안구건조증 등 ‘신종 디지털 질환’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 집착에 따른 병폐는 개인을 넘어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노모포비아(nomophobia)는 없다는 뜻의 ‘노(no)’와 휴대폰을 의미하는 ‘모바일(mobile)’, 공포증을 뜻하는 ‘포비아(phobia)’가 합쳐진 단어로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감과 공포감에 휩싸이는 증상을 일컫는다. 이 증상은 나이가 젊을수록 더 심해 18∼24세는 77%이고 25∼34세는 68%라고 한다.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함을 느끼고, 출근하다 집에 두고 온 휴대폰 때문에 되돌아가곤 하며, 휴대폰 사용에 몰두하다 자칫 사고가 날 뻔했다면 우리 스스로 ‘노모포비아’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해결책으로 ‘정보다이어트’와 ‘여가선용’을 제안한다.

먼저, ‘정보다이어트’ 즉 디지털 단식이 필요하다. 전 세계 네티즌의 우상인 구글의 에릭슈미트 회장이 대학 졸업축사에서 ‘컴퓨터와 휴대폰의 전원을 꺼라. 그러면 주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라고 한 말을 깊게 새겨 보아야 한다. 컴퓨터와 휴대폰은 우리가 먼저 접속하기 때문에 연결되는 것이다. 자녀와 함께 하루 1시간 휴대폰 끄기, 한 달에 하루 동안 컴퓨터와 휴대폰 쓰지 않기 등을 실천하여 가끔은 세상과 거리를 두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경기사이버안심존’을 실시하여 학부모가 ‘스마트보안관’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자신의 휴대폰에 설치하면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시간과 웹사이트를 차단·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다음은, ‘여가선용’이 필요하다. 즉흥적인 재미와 스피드를 즐기며 이성적 사고를 외면하는 요즘 아이들은 쉽고, 빠르고, 편한 것에 길들어져 어렵고, 기다리고, 힘든 것을 참지 못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잔잔한 감성의 울림과 느림의 미학일지도 모른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하며 자연의 작은 변화를 느끼고, 독서와 문화예술을 즐기며 그 감성의 울림을 가슴으로 느껴보자.

인류 문명사에서 삶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기술이 오히려 본성적 삶을 해치는 사례는 늘 존재했었다. 21세기 정보기술의 발달도 유사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사람은 남과 연결되려는 욕망과 혼자만의 자유를 누리려는 욕망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양쪽이 균형을 유지할 때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먼 곳과 연결된 삶을 추구하다가 더 중요한 혼자만의 사색과 옆 사람과의 대화와 소통에 소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을 정말 스마트하게 해주는가? 스마트폰을 하인이 아니라 주인으로 섬기고 있지 않은가?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을 되돌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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