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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白身과丐乞(백신과 개걸)

직장도 없이 백수로 지내며 남에게 얻어먹으며 삶

 

옛날에는 벼슬자리에 오르거나 소위 떳떳한 직장이 있게 되면 머리에 宕巾(탕건·갓 속에 받쳐 쓰는 관의 한 가지)을 쓴다. 당시에는 쓰는 갓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벼슬을 달리했다. 白身(백신)이란 벼슬도 하지 못한 사람이니 요즘의 백수다.

그러니 남에게 의지하여 얻어먹거나 신세를 저가면서 살 수밖에 없으니 바로 개걸(丐乞)이다.

젊은 층의 실업문제는 행불행(幸不幸)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더욱 심각하다. 아침이면 일어나 나가서 일할 곳이 있으며, 배고프면 때맞춰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자위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일할 자리가 없거나 적당한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어느 선생은 ‘지위가 낮다고 탓하지 마라. 일할 직장도 없는 사람을 생각하면 너는 그보다는 낫지 않느냐.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하지 못하다고 한탄하지 마라. 걸식하며 구걸하는 것은 면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젊은이들의 미래를 달래기라도 하듯 한 말들이지만 희망 없는 현실을 노래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높은 자리에 있지 못하고 많은 돈을 쓰지 못하는 것이라 한다. 마음이 부자란 말이 있듯이 지금 위치에서 만족을 찾는 게 우선이 아닐까.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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