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숨n쉼]‘통일 한국의 중심 경기도’가 실현되려면

 

2014년은 경기도 600년이 되는 해이다. 1414년 조선왕조 태종 때, 좌도와 우도로 나누어져 있던 경기도가 하나로 통합되었는데, 그때로부터 600년이 된 해이다.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 2월17일과 18일 이틀간 수원에서 개최됐다. 경기도 600년 기념행사는 짧지만 의미 있는 행사였다. 일과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통일 한국의 중심 경기도’를 경기도의 비전으로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선언적인 의미를 지닌 것으로, 그 내용은 지금부터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 어떻게 채울 것인가?

경기도는 분단의 현장이자 통일의 길목이다. 북쪽으로 군사분계선이 지나가기에, 6·25 전쟁 이후 남북 간의 긴장과 대립은 경기도민에게 많은 피해를 주었다. 경기북부지역은 휴전 이후에도 북한의 특수부대가 내려와 군사작전을 펼칠 정도로 긴장이 계속된 지역이다. 이런 지역에 누가 투자를 하려고 할 건인가. 1960년대 경제성장시대에 경기북부지역은 개발에서 소외됐다. 기반시설은 부족하였고 생산고는 바닥이었으며, 인구밀도도 낮았다.

임진강 하류지역에서 발생한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은 경기도 파주지역 주민들의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졌다. 또 군부대의 훈련으로 인한 피해도 많았다. 많은 미군이 주둔했는데, 고용증대, 지역개발 등의 효과도 있었지만 매춘, 범죄문제, 훈련 중 사고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는 부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았다.

경기북부지역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남북대화 시작되면서 경기북부지역은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이후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는 크게 늘어났다. 해방 후 끊어졌던 경의선이 연결되고 개성관광이 시작됐으며, 개성공단도 만들어졌다. 그러나 남북교류가 확대되는 속에서도 남북의 긴장과 충돌은 계속됐다. 서해교전과 북한의 핵실험이 있었다. 남북 대화가 시작된 이후에도 남북한 사이에는 종종 긴장과 대립이 있었고, 쌍방의 노력으로 화해를 하였으나 금강산 민간인 피살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인해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을 포함한 교류와 협력은 거의 중단됐다. 이러한 일들 대부분이 경기도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경기도는 말 그대로 분단의 현장, 통일의 길목이다. 이 시기 경기도가 통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DMZ 내 남쪽에 대성동 마을이, 북쪽에는 기정동 마을이 있다. 경기도가 나서 이 두 마을 하나의 마을공동체로 만드는 일을 시작해 보자. 두 마을은 불과 800m 거리를 두고 마주보고 있다. 두 마을 사이에는 철조망도 쳐져있지 않고 그 사이에는 조그만 냇물만이 흐르고 있다. 남북이 합의만 되면 두 마을을 하나의 공간으로 통합하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처음에는 정기적인 교류만 하고 서로 익숙해지면 두 마을을 터놓고 하나의 마을공동체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앞으로 남북이 통일되면 함께 살아야 할 텐데 그 준비 작업의 하나로 해볼 만한 일이 아닌가. 두 마을은 남북의 다른 지역과 격리되어 있는 비무장지대 내에 있기에 시범사업을 펼치기에 적격인 장소이다. 그리고 대성동에 1950년대 말에 건립됐으나 지금은 비어 있는 공회당이 있다. 이 공회당을 남북문화예술인들이 교류하며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는 창작공간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각종 문화예술행사도 함께해 보자.

남북은 교류와 협력을 활발히 하면서도 한 장소에서 주민들이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만나 하나의 공동체 생활을 해본 경험은 없다.

사람과 물자만 왔다 갔다 하는 남북 교류는 그만하고 남북 사회의 주인인 남북의 주민이 정기적으로 만나고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해보자. 남북의 실상을 모르는 정신 나간 소리인가?

꿈을 꾼 자만이, 그리고 그것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일들을 제안하고 실천해 나갈 때 진정 ‘통일 한국의 중심 경기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