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기춘추]스마트시대 고전(古典)읽기

 

2013년 노벨경제학상은 미국인 경제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는 유진 파마(Eugene F. Fama)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와 라스 피터 한센(Lars Peter Hansen) 시카고대 교수, 로버트 실러(Robert J. Shiller) 예일대 교수 등 3명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모두 고전주의 경제학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전주의 경제학파 중에서도 시장을 합리적으로 보는 시카고학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 사람은 고전경제학을 기본으로 서로 다른 영역에서 시장을 예측하는 방법론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공통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고전(古典)을 잘 알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지만, 고전(古典) 모르면 고전(苦戰)할 수밖에 없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3.5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스마트시대에 무슨 ‘고전’인가? 물론 디지털은 보이지 않는 시공간의 무한확장이 가능하다. 하드웨어 기반의 테크놀로지만으로 이 공간을 채울 수 없다. 최대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들이 이 점을 놓칠 리 없다. 그들은 스마트경제에서 인문학적 상상력이 미래의 성장 동력임을 간파하고 고전열풍의 한축을 이끌었다.

동서고금을 넘나들면서 축적된 인간의 지혜와 삶의 철학을 가르치는 고전(古典)의 깊이와 너비를 사색하다 보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다.

우선 고전은 그 가치와 생명력이 검증된 책이다. 짧게는 100~200년, 길게는 1000~2000년 이상 살아남은 책이 고전이다. 한 시대를 반짝 풍미하는 책을 내기도 어려운데 이처럼 수백년, 수천년의 생명력을 가진 책이라면 분명히 독자를 사로잡는 핵심 콘텐츠가 있다. 둘째, 과거와 단절된 미래는 없다. 과거에 새것을 덧입히면 미래가 된다. 과거와 현재를 알아야 미래에 대한 보다 정확한 예측도 가능하다. 과학기술은 끝없이 발전하겠지만, 인생의 진리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셋째, 고전에서 인간의 통찰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 그야말로 고전은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쓴 진정한 천재들이 자신의 정수를 담아 놓은 책이다. 이들이 쓴 문장 뒤에 숨은 통찰을 깨닫는 순간 두뇌는 지적 쾌감의 정점을 경험하고 영감을 얻게 한다.

공자는 논어에서 고전의 중요성을 논하며 온고지신(溫故知新)을 강조했다. 온고지신이란 한자성어는 옛것에서 배워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는 뜻이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은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이다.

이는 고전읽기가 창의력과 미래창조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의 비전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고전을 통한 인문학적 가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평소에 고전읽기를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연마하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또한 고전읽기는 사고력 향상, 성품개선은 물론 학습 면에서도 고전 읽기와 성취도가 직결된다. 원래 시카고대는 미국 내에서 지명도가 낮은 대학이었다. 1929년에 로버트 허친스(Robert M. Hutchins) 총장이 부임하면서 “역사, 철학 및 문학 등 인문학분야 위대한 고전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지 않은 학생은 졸업을 시키지 않는다”는 일명 ‘시카고 플랜’을 도입하면서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한다. 시카고대학은 오늘날 세계에서 노벨상 수상자(80명 이상)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손꼽힌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3명 중 2명이 시카고대학교 교수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올 봄에는 고전을 많이 읽자. 우리의 삶과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