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데스크칼럼]컬링전용 경기장, 건립 후가 중요하다

 

경기도가 의정부시에 컬링전용경기장을 건립키로 결정했다. 도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주차장 옆 유휴부지에 컬링전용경기장을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도내 컬링팀이 몰려 있는 의정부시에 경기장을 짓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의정부시에는 의정부중과 민락중, 회룡중, 의정부고, 송현고 등 5개의 컬링팀이 있다. 실력도 중·고등부 정상을 다툴 정도로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곳에 컬링전용경기장이 건립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도가 컬링 전용경기장 건립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 사상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컬링 국가대표팀인 경기도청 여자팀의 드라마 같은 내용들이 전해지고 경기도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가 컬링전용경기장 건립을 처음 검토한 것은 2012년 경기도청 여자팀이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들었을 때부터였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던 김지선, 신미성, 이슬비 등은 당시 경기도체육회 관리종목 선수들로 월급도 제대로 못 받는 열악한 환경에서 세계 4강이라는 신화를 만들면서 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컬링이 어떤 종목인지도 몰랐던 김문수 도지사는 최근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컬링 선수들의 드라마 같은 사연을 듣고 전격적으로 도청팀 창단과 함께 컬링전용경기장 건립을 약속했다. 도청팀 창단은 성사됐지만 컬링전용경기장 건립은 예산 등의 문제로 곧바로 추진되지 못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지난 2년 동안 컬링경기장을 지을 수 있는 예산을 마련하면서 자신의 임기 내에 그 약속을 지켰다.

국내에는 서울 태릉과 경북 의성에 각각 컬링경기장이 있다. 하지만 태릉은 이용하는 팀이 많아 대관이 어렵고, 의성에 있는 경기장은 경북 컬링 선수들의 전용경기장처럼 사용돼 타 시·도 선수들이 훈련을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든 실정이었다. 더구나 경북팀들은 도내 팀들과 라이벌로 의성에서 대회가 열릴 경우 경북에서 경기도를 견제하기 위해 경기장 대관을 제대로 해주지 않은 적도 있을 정도로 전용경기장이 없는 설움을 겪어왔다.

컬링전용경기장이 건립되면 도내 컬링팀은 그동안 전용경기장이 없어 겪어야만 했던 설움을 떨쳐버리게 됐다. 일부에서는 컬링전용경기장이 건립되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도 소속 선수들이 메달권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기장 건립 후가 더 중요하다. 경기장 사후 관리로 빙질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국제규격의 경기장을 건립한 만큼 국내대회뿐만 아니라 국제대회를 유치해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경기장이 있어도 그 경기장을 관상용으로 보고만 있거나 우물 안 개구리처럼 소속 선수들의 연습장으로만 쓴다면 수십억원을 들여 지은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국내에서 열리는 컬링 대회는 물론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굵직한 국제대회를 유치해 우리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는지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컬링전용경기장을 누가 관리하게 될진 모르지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

그동안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스포츠 시설들은 재정적인 이유 등으로 엘리트 선수들을 외면하고 일반인 회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일부 시설은 엘리트 대회조차 개최를 불허하는 일도 있었다. 의정부에 건립될 컬링전용경기장은 엘리트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수익성을 배제하라는 것은 아니다. 수익성을 따지면서도 도를 대표해서 각종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도내 컬링인들의 숙원인 컬링전용경기장의 건립으로 도 컬링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 컬링의 기량 향상에도 많은 보탬이 될 것이다. 새로 건립될 컬링전용경기장에 대한 철저한 사후 관리로 대한민국 컬링이 세계 정상으로 가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