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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여러 가지 FTA와 경제효과

 

올해 자유무역협정이 또 봇물을 이루지 않을까 싶다. 최근 호주, 캐나다와 FTA가 체결되었고, 중국과의 FTA도 협상이 진행 중이다. 또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TPP(환태평양 동반자)에 가입을 추진 중이다. 미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기간 동안 뭔가 구체적인 게 나오지 않을까 예상되기도 한다.

FTA를 할 때마다 항상 붙는 것이 경제효과다. GDP가 얼마 올라가고, 수출이 얼마 늘며,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고 또 일자리 몇 개가 생긴다는 거 말이다. 물론 이렇게 제시된 수치들은 맞을래야 맞을 수가 없다. 모두 미래에 생길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수치들은 기껏 참고자료 이상의 의미는 가질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 측은 이런 수치들을 늘어놓으며 마치 사실이나 되는 양 국정 홍보에 열을 올린다. 한·미FTA 발효 2년을 맞아 한 번 되짚어 보자. 당시 정부는 한·미FTA로 인해 GDP 최대 약 5.7%, 일자리 총 34만여개가 생긴다고 했다. 이 수치는 약 10년 치를 합한 것이므로 이를 연간으로 나누면 한·미FTA만을 통해 GDP가 매년 약 0.6% 추가 상승하고, 일자리 3만4천여개가 만들어졌어야한다. 하지만 어디에 그런 효과가 있었던가, 정부 측을 붙잡고 따져 봐야 그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그때 그 사람들 이미 다 떠나고 후임자들이야 나는 모르는 일이라 하면 그만이다.

최근 한·캐나다FTA를 놓고 다시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는 정부 측이 자료 공개를 하지 않았다. 뭔가 가리고 싶은 것이 있지 않나 하는 의혹도 제기된다. 해서 관련 보고서를 구해 봤다. 한국의 대 캐나다 수출은 3억1천100천만 달러 증가, 반면 캐나다의 대 한국 수출은 4억9천600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었다. “결과적으로 한·캐나다FTA는 우리나라의 대 캐나다 무역수지를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됨”, 이것이 결론이다. 이상하다. FTA 하면 ‘언제나’ 우리가 이익이라고 정부 측이 말해 온 거 같은데, 그것이 아니지 않은가. 이렇게 불편한 자료들은 그저 뭉개고 공개하지 않으면 될 일인가.

호주와의 FTA 경제효과도 불편하기는 매 일반이다. 우리나라의 대 호주 수출이 4억2천만 달러 증가하고, 반면 호주의 대 한국 수출은 6억5천만∼6억8천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대 호주 무역수지가 2억3천만∼2억6천만 달러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결론이다. 호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무역 적자국가 가운데 하나다.

무역수지뿐만 아니라 GDP 성장효과를 보더라도, 한·캐나다FTA의 경우 0.1∼0.11%, 한·호주FTA의 경우 0.05% 정도다. 이 또한 10년 치를 합산한 것이니 연간 효과는 각각 0.01%, 0.005% 정도다. 금액으로 대략 500억∼1천억원 정도 효과니 우리 경제규모로 봐서 거의 없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더군다나 캐나다와의 FTA는 광우병 우려 때문에 협상이 중단된 채 수년간 묵혀 놓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그저 예상치에 불과한 1천억원 효과 보자고 이렇게 졸속으로 타결 짓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까지의 모든 FTA, 그리고 ‘다른 사정이 불변이라면’ 앞으로 맺게 될 모든 FTA에는 하나의 변함없는 공식이 있다. 거의 예외 없이 적용된다. 그것은 ‘자동차 웃고, 농축산 울고’다. 캐나다, 호주와의 FTA 역시 이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또 여기에 언제나 붙는 단서가 있다. ‘농축산업 민감품목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런데 실제 자동차가 이익을 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왜냐하면 우리 자동차 생산량의 절반이상을 이제는 해외현지 생산하기 때문이다. 수출이 아니라는 말이다. FTA 정책, 이제 변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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