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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오바마 방한과 문정왕후 어보의 귀환

 

불법으로 반출된 문화재의 환수

6·25전쟁 때 미군 병사에 의해 불법으로 반출된 조선시대 문정왕후 어보가 한국의 문화재계 인사와 역사학자의 노력으로 미국이 한국에 반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런데 금년 4월 방한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 어보를 직접 한국에 반환하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이를 요청하는 움직임이 전개되면서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반환하는 것은 한미우호 증진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불법으로 반출된 한국문화재의 환수를 위한 국제적인 여론 형성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기에 의미 있는 외교행사가 될 것이다.

국외에 소재하고 있는 한국의 문화재는 현재 확인된 것만 20개국에 15만 점이 넘는다. 이 중 많은 수가 불법적으로 외국에 반출된 문화재이기에 정부를 비롯하여 문화재계를 포함한 각계 인사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돌려받거나 구입 등의 형식으로 돌아온 문화재도 다수 있다. 그렇지만 한국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국가들이 반환에 협조적이지 않아 문화재의 환수 작업은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에 문화재를 반환받기 위한 노력은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2012년 국외소재 문화재재단을 만들어 이 문제를 전담하게 하고 있다.

국외 있는 문화재는 세계 속 한국문화재

그런데 국외소재 문화재라고 모두 불법적인 방법으로 반출된 문화재는 아니다. 정상적인 문화교류, 상업적인 매매 등의 과정을 통해 국외로 나간 경우가 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 영토 밖이지만 고대 국가 당시 우리의 역사 무대였거나, 활발한 인적·문화적 교류를 통해 한국 문화재가 국외에 남아 있게 된 경우도 있다. 중국에 있는 고구려, 발해 관련 문화재와 일본에 남아 있는 문화재가 이 경우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국내성, 아스카 문화 관련 문화재 등을 들 수 있다. 또 근대 이후 한국 역사 무대가 세계 속으로 확장되면서 국외에 남게 된 우리의 문화유산이 있다. 대한제국시대 해외에 설치한 공사관 건물, 일제 식민지시대에 독립운동이 전개된 공간, 해외에 이주한 한국인들이 남긴 생활문화공간 등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중국에 있는 상해임시정부, 미국에 있는 워싱턴공사관, 러시아에 있는 대한제국 공사관, 중국 동북 3성에 있는 조선족 마을 등이 그 예이다.

불법으로 반출된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동시에 그렇지 않은 문화재가 세계 속의 한국문화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때로는 아픈 역사를 간직한 흔적도 있지만 세계 속으로 뻗어 나간 우리 역사와 문화가 남긴 유산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문화는 세계 문화 속에 당당히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한류 문화가 그 상징이다. 그러나 한국문화가 세계 속의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금의 한류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국문화를 세계 속으로 확산시키는 데 한국문화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 국외 소재 문화재는 글로벌 시대에 외국에서 외국인에게 한국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긴 안목에서 살펴볼 때 국외 소재 문화재는 한국 문화가 세계 속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역사 그 자체이며, 역사 유산이다. 국외소재 문화재 중 불법으로 반출된 문화재를 제자리에 다시 돌려다 놓는 일은 민족정체성을 확립하고 아픈 우리 역사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동시에 국외문화재를 세계 속에 있는 한국문화유산이란 관점에서 관리, 보존하고 세계 문화 속에 자리 잡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세계 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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