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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자다]여주시 천수답 행정, 벌써 레임덕(?)인가

 

수도권 주민들의 상수원인 남한강 지류의 여주시 교동 제비골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24일, 여주시의 뒷북행정이 또다시 확인됐다. 시의 설명, 취재기자의 취재내용에 따라 사건을 재구성 해봤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토요일인 지난 22일 오전 8시30분. 인근 이마트에서 주차장 정비작업을 하면서 발생한 시멘트 분진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 제비골천이 오염됐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주시 환경보호과는 현장에서 수질·토양에 대한 시료를 채취하지 않았다. 여주시 관계자는 “물고기가 죽지 않아서”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폐사한 물고기가 물위로 떠오르자, 이마트는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현장에서 인부들을 대거 동원해 시멘트 분진 제거작업과 함께 물고기 수거에 나섰다.

이번 사건과 관련 시의 대응은 과연 적절했을까. 사건 이틀째인 23일 오후 1시44분, 김춘석 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 사고를 전하자, 김 장은 “금시초문”이란 반응을 보였다. 사건발생 이후 30여 시간 동안 여주시정의 최고 수장이 수도권 주민들의 상수원인 남한강 지류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이후 여주시는 급박하게 움직였다. 이마트 최고 책임자를 불러 오염물질 제거작업과 함께 원상복구에 나설 것을 주문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어안이 벙벙한 상황은 또 있다. 수질, 토양, 죽은 물고기에 대한 시료 채취가 언제 이뤄졌냐는 질문에 여주시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사고발생 다음날 오전11시쯤”이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24시간이 지난 다음에, 그것도 이미 이마트 측이 시멘트 분진과 죽은 물고기 대부분을 수거한 뒤였다. 전형적인 뒷북행정, 천수답행정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고 이후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여주시의 안일한 대응” “안전불감증” “이마트 봐주기” 등 비난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춘석 시장이 벌써부터 레임덕이 온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날 하루종일 하천 곳곳에서 수면위로 떠올라 입을 뻐끔거리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던 붕어의 모습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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