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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자다]회장님들의 싸움, 경찰 갈등조정 역할 잘했다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발생한 여주 빅토리아 골프클럽 전·현직 회장의 집단충돌 사건이 진정국면을 맞고 있다. 양측이 골프장 수입의 핵심인 클럽하우스를 공동 운영하는 선에서 갈등을 봉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프장은 현재 평온한 상태를 유지한 채 정상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부도가 나 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현직 회장 간 주식 양도·양수와 이천 소재 토지 소유권 이전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던 이번 사태가 수습국면에 들어간 것은 천만다행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역할이 아주 컸다. 양측의 충돌이 계속될 경우 인명피해는 물론 애꿎은 직원, 골퍼들의 피해가 장기화하는 상황이 우려됐다. 골프장 홈페이지는 여전히 다운 상태고, 한때 전화마저 불통됐다. 결국 경비통인 정성채 여주경찰서장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했다.

폭력 가담자에 대해서는 엄벌방침을 천명하는 한편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했다. 서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만큼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클럽하우스를 양측 2명씩, 모두 4명이 맡도록 제시했다. 결국 두 전·현직 회장은 이를 전격 수용했다. 갈등의 조정자 역할에 충실한 경찰의 강·온 양면 중재안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경찰은 한지붕 두 가족의 불안한 동거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번 빅토리아 골프클럽 경영권 분쟁 사태를 지켜보면서 씁쓸한 대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 10일 사이에 양측은 클럽하우스 장악을 위해 용역을 동원, 집단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TV 드라마 야인시대의 폭력장면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당시 내장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한 골퍼는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이곳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라며 개탄했다. 법보다 주먹과 감정이 우선하는 것은 아주 후진적이고 시대착오적이다.

두 전·현직 회장 측에 제안한다. 서로 ‘사기꾼’, ‘기업사냥꾼’ 등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입씨름을 자제하자. 그리고 원칙과 상식에 근거해 서로 대응했으면 한다. 골퍼들로부터 외면받는 골프장은 설 자리가 없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두 사람 싸움엔 관심 없어요. 스트레스 풀러 왔다 스트레스만 받고 갑니다.” 서둘러 골프장을 빠져 나가던 한 골퍼의 넋두리가 귓전에 메아리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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