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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구 인산인해… 성곽 두른 인간띠 ‘장관’

행사 현장 속으로
이른 아침부터 1만6천여명 행궁광장 집합 ‘기대감’
날씨 안성맞춤… 세계문화유산 진면목 발견 ‘뿌듯’

 

“이따금 걸었던 길이지만, 화성의 문화적 가치를 생각하고 걷게 되면 어느새 화성의 매력에 푹 빠집니다.”

경기신문 주최로 ‘제10회 수원화성돌기’ 행사가 열린 지난 29일. 전날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행사 주최 측과 많은 참가자들은 우산을 챙겨야 할지 고민을 했다.

하지만 행사장을 방문한 참가자들은 덥지도, 그렇다고 춥지도 않은 날씨와 함께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다행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러한 참가자들을 반기기라도 하는 듯 아침 일찍부터 준비된 체험부스는 이미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8시를 조금 넘은 시각. 출발시간인 9시를 앞두고 미리 모인 참가자 1만6천여명과 행사 진행원들로 행궁광장은 오랜만에 가득 찼다.

특히 수원과 인근지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룬 사이사이에는 부모와 함께 행사에 참가한 유치원생부터 80세를 훌쩍 넘은 노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했다.

식전행사에 참여해 몸을 푸는 학생들, 체험부스를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 등 여러 세대의 참가자가 모인 행궁광장은 그야말로 가족 행사장이었다.

이윽고 무대에선 사회자의 “출발” 신호가 울려 퍼지자 행궁을 가득 메웠던 참가자들은 힘찬 함성과 함께 첫 번째 관문인 성신사와 서장대로 향했다.

학생들과 가족 참가자, 각계각층이 모인 대규모 무리가 순식간에 행궁을 빠져나가 서장대로 오르는 모습은 화성돌기 행사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었다.

팔달산 정산에 위치한 서장대는 가파른 경사로 많은 이들이 힘에 겨워하는 구간이지만, 정상에 올라 수원의 전경을 눈에 담는다면 힘에 겨운 순간은 잊히기 마련이다.

더욱이 수원을 멀리 벗어나지 않더라도 도심 속 한가운데 문화재에서 도시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첫 관문으로는 손색없기까지 하다.

어느새 팔달산 정산에 오른 이들은 뒤이어 따라 오르는 이들을 뒤로한 채 다음 관문인 장안문으로 향했다. 첫 코스와 달리 내리막과 평탄한 길이 주를 이루면서 기운을 되찾은 학생들은 얼굴에 웃음이 띄기 시작했다. 장안문에 빨리 가려는 이들끼리 앞 다퉈 달리는가 하면 빗물을 머금은 잔디 위로 미끄럼을 타기도 했다.

장안문을 지나 화홍문을 향하던 이들은 이내 뛰기 시작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방화수류정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것. 급하게 뛰어갔던 와중에도 신발을 다소곳이 벗고 좋은 자리를 차지한 이들은 곧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혔다.

슬슬 화성돌기의 끝이 보이던 찰나. 행운권 응모함이 위치한 남수문은 이내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친구를 앞지르고 먼저 도착했던 이들, 스승과 떨어졌던 제자 등 저마다의 이유로 기다린 끝에 함께 행운권을 넣고 다시 행궁광장으로 걷기 시작했다.

수원천을 따라 행궁광장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코스. 혹시라도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곳곳에는 경찰들이 배치돼 교통 지도를 맡고 있었다.

이윽고 출발 이후 두 시간여가 지난 뒤 참가자들이 속속 행궁광장으로 돌아오자 재차 붐비기 시작했다.

수원 삼일공고 최재현(1학년) 군은 “학교 바로 옆에 있는 화성을 매일 보기만 하다가 이번 기회에 걷다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것을 직접 몸에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마지막 참가자의 행운권까지 담긴 응모함이 무대에 오르자 이내 참가자들이 무대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기대감(?)이 가장 컸던 경품 추첨식은 환호와 탄식이 광장 곳곳에 울려 펴진 가운데 진행됐다.

오후 한시를 넘어 끝난 행사는 자원봉사자와 참가자들의 말끔한 뒷정리와 함께 내년에 치러질 제11회 수원화성돌기를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김지호기자 kj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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