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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소중함 알아야

1997년 12월 수원은 역사적인 날이었다.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기 때문이다. 이후 창덕궁 경주유적, 강화고인돌, 조선왕릉 등이 추가로 등재됐다. 수원화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17년 동안 수원시는 화성을 지키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2006년 5월 화성의 일부인 서장대 누각 2층이 취객의 방화로 소실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남겼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8년 2월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방화로 소실됐다. 복원을 둘러싸고도 각종 비위사실이 밝혀졌다. 문화 강국을 표방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부끄러울 뿐이었다.

수원화성은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면서 정조대왕의 수원 천도와 왕권강화의 의지가 담겨있는 유적이다. 정약용과 실학의 역사가 성곽 곳곳에 담겨있다. 수원화성의 역사적 가치에 매료돼 전국에서 관광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일본 중국 등지의 해외 관광객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곳에서 대낮에 술판이 벌어진다니 한심한 일이다. 장안문 내부 마룻바닥에 다 마신 소주병과 음식물 찌꺼기들이 널려 있었다고 한다. 날씨가 더욱 따뜻해지면 햇볕을 피해 성곽 내부로 들어오는 경우가 더 많아지면 이 같은 현상이 늘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주민들이나 관광객이 자유롭게 성곽을 드나들다 보면 언제 화재로 번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국보 1호인 숭례문도 개방 이후 몇 달 만에 방화에 의해 전소됐다. 실제 수원화성도 2006년 술에 취한 사람의 방화로 서장대가 완전히 불에 타 사라져 복원하기도 했다. 그 이전에도 방화로 보이는 수차례의 화재와 문화재 파손 등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원시는 성곽 인근의 각종 사고를 막기 위해 120개의 CCTV를 설치해 24시간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간 2명, 야간 4명의 상시감시인력을 운용 중에 있다. 그런데도 역부족이다.

여기에는 실종된 시민의식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수원화성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넘어 세계의 문화재임을 인식해야 한다. 문화재는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지만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온 것일 수도 있다. 잘 가꾸고 보존해야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의식을 발휘해 수원화성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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