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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한·중 FTA와 ‘6차 산업’

 

6차 산업이란 말이 있다. 농·축·수산업(1차 산업)에서 생산된 제품을, 식품 또는 특산품으로 제조·가공(2차 산업)해서, 유통·판매, 문화·체험·관광(3차 산업)과 연계시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융·복합 산업을 일컫는 개념이다. 곧 1차 산업+2차 산업(제조업)+3차 산업(서비스산업) 그렇게 합해서 6차 산업이 된다. 흔히 이 6차 산업론을 두고 위기에 처한 우리의 농업·농촌을 살리기 위한, 또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창조경제’의 모델이라고도 말한다.

그렇다면 한 번 보자. 나는 지금 우리나라 농·축·수산업이 처한 상황을 자주 ‘삼재’에 비유하곤 한다. 흔히 사람의 운세에 ‘삼재’가 끼었다고들 말하지 않는가. 물론 다 믿을 바 못되지만 그저 조심하라는 뜻으로 대개 받아들이고, 또 그렇게 통용된다고 보고 있다. 해서 우리 농·축·수산업이 처한 삼재는 한·중 FTA, 환태평양 FTA(TPP), 쌀시장 완전개방(쌀 관세화), 이 3가지가 될 성싶다. 그 중에서 특히 한·중 FTA가 농·축·수산업에 미칠 영향은 지금까지의 다른 모든 FTA 등 통상협정의 피해를 다 합한 것과 비교될 만큼 클 것으로 본다.

우선 그 규모를 비교해 보자(2009년 기준). 농림어업 종사자를 보자면 우리가 180만 남짓인데 중국은 약 3억이다. 경지면적도 우리가 174만ha라면 중국은 1억6천만ha이며, 곡물생산량도 555만t 대 4억8천만t이다. 채소생산량도 1천33만t 대 6억2천만t, 과일은 288만t 대 2억4천만t으로 규모만 놓고 보자면 60배에서 160배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한·중 FTA는 수산업에도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FTA와는 달리 한·중 FTA는 수산업을 대표적인 피해산업으로 만들고 있다. 우선 어선수에 있어(2009년 기준), 우리가 7만8천척인 데 비해 중국은 104만척이다. 그리고 수산물 생산량을 보더라도(2011년 기준), 우리가 약 300만t이라면 중국은 약 5천100만t이다. 그리고 양식도 우리가 130만t(2011년)인 데 비해 중국은 3천480만t(2009년)이다.

규모만 차이나는 게 아니다. 생산품의 가격 역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주요 곡물인 쌀, 보리, 밀이 5배가량 차이 나고, 콩은 약 7배, 감자 역시 약 7배의 차이가 난다. 사과를 보더라도 kg당 3천454원 대 465원, 배는 2천172원 대 254원, 포도 3천217원 대 446원 등의 차이가 난다. 육류를 보자면 쇠고기의 경우 1만3천321원 대 2천500원으로 약 5배 차이가 나고, 반면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돼지고기는 2배 정도 차이다.

수산물이라고 조금도 다르지 않다. 양국 간 수산물 49개 품목의 가격을 비교할 경우, 재첩은 12.1%, 주꾸미(냉동) 22.5%, 민어(활어) 24.2%, 낙지(활, 신선) 28.2%, 꽃게(냉동) 44.3%, 뱀장어(활어) 36.5% 등으로 5배 정도의 차이는 보통이다.

요컨대 이런 말이다. 우리 6차 산업의 기대주 농·축·수산업을 놓고 한·중 간 경쟁력을 비교하는 것은 그저 허망한 숫자 놀음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예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이란 본디 서로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을 자유로이 교역해서 소비자들의 이익을 최대화하자는 것이다. 한·중 간 농·축·수산업처럼 아예 비교가 불가능한 것은 자유무역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비교할 수 없는 양자를 비교해서 서로 경쟁을 하라는 것은 그저 국가폭력과 무엇이 다를까.

정부에서는 농·축·수산업 품목 거의 모두를 민감이나 초민감 품목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것이 가능할까. TPP는 모든 상품의 관세철폐를 외치고 있고, 쌀 또한 관세화한다면 언제까지 이 관세를 지킬 수 있을까. 6차 산업도 뭐 생산이 되어야 가능한 얘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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