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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자다]시각장애인이 된 여주시장후보들

 

어느 날 뜻밖의 사고로 장애를 앓게 된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까. 자신과 가족이 겪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물론 물질적 피해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오죽했으면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복지를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도 살맛나는 세상을 위해 바람직하겠다.

15일 여주시에서는 한 장애인단체 주관으로 ‘6·4지방선거 출마자들과 함께 하는 일일 장애체험’이라는 색다른 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시장후보 3명, 그리고 시·도의원 출마자 등 20여명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정오 회장은 “내가 아닌 남이 되어 체험을 해보고 앞으로 그들을 위한 정책적 배려, 예산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춘석·원경희·이충우 등 시장후보 3명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지팡이에 의지한 채 시각장애 체험을 하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시청을 출발해 홍문파출소~중앙로~농협~장애인복지관까지 1km에 이르는 거리를 완주했다. 때론 가로등과 경계석에 부딪치거나 인도에 쌓여 있는 노상적치물에 막혀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길 가던 시민들은 이런 이색체험에 발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행사가 끝난 뒤 김춘석 시장은 “장애인 이동편의를 위한 콜밴확충”을, 원경희 후보는 “장애인들이 편한 세상은 비장애인들에게도 편한 세상”을 강조했다. 여주시 건설과장 출신인 이충우 후보는 “제가 공무원이었을 때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이런 불편을 겪고 계시다”며 자괴감 섞인 반성조의 발언을 해 장애인들의 공감을 샀다.

김진신 여주시 시각장애인협회 회장은 “여러분 모두는 예비 장애인입니다. 장애인이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뜻 깊은 체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당선되면 정책·예산반영의 권한을 행사하는 선출직들의 이런 체험은 우리사회를 아름답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이 선거분위기에 편승한 반짝체험은 아닌지, 표심을 의식해 마지못해 참석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평소 진정성 있는 봉사·체험활동을 해왔는지, 후보들 모두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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