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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환절기 ‘질염’, 방치하면 큰 질환 이어져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들이 기지개를 켜는 계절 봄.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쌀쌀한 기온이 옷깃을 여미게 만들더니 이젠 한낮의 기온이 영상 20도를 웃도는 등 포근함을 넘어 더위까지 느끼게 한다. 하지만 아직도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함을 느낄 정도로 일교차가 큰 날씨 탓에 우리 몸이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듯하다. 이처럼 급격한 기온 변화로 몸의 균형이 깨지고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나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하게 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건조하고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엔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질염’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되어 고통 받는 경우들을 볼 수 있다.

질염은 대부분 여성들의 76%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질염을 일으키는 원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종류를 살펴보면 칸디다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세균성 질염, 위축성 질염 등이 있으며 종류에 따라 분비물의 형태가 달라진다. 칸디다 질염은 분비물 색이 희고 진하며 뭉글뭉글한 형태로 나타나며,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외음부가 붓는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주로 성 접촉을 통해 발병하고, 분비물의 색은 연녹색을 띠고, 심한 악취가 나며, 역시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갱년기 여성들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위축성 질염(노인성 질염)은, 질 건조증과 함께 가려움증, 화끈거림 등의 증상이 주 증상이며, 폐경으로 인해 여성 호르몬이 부족하게 되면 질 점막이 쪼그라들어 세균 감염에 취약하게 되면서 질염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균성 질염은 질 내부를 산성으로 유지시켜 주는 ‘락토바실리’(lactobacilli)이라는 유산균이 없어지고 대신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질염이라 할 수 있다.

세균성 질염의 증상으로는 분비물의 양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분비물의 색이 누런색이나 회백색을 띠고, 생선 비린내 같은 불쾌한 냄새가 나며, 심해지면 가려움증과 함께 화끈거리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감기와 마찬가지로 몸의 건강 상태가 나빠지면 더욱 쉽게 발병하므로 요즘처럼 급격한 기온 변화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때에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 상태와 더불어 평소 착용하는 복장 및 생활 습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스키니즈처럼 하의를 꽉 조이게 하는 복장이나 운동 후 땀에 젖은 옷, 수영복, 요가복 등 젖은 상태의 옷은 장시간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합성 섬유로 된 속옷이나 레깅스, 스타킹 등의 잦은 착용은 피해야 하고, 수영장이나 찜질방 등 대중목욕시설 이용 시 개인위생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한 여성의 질은 ph4.5~5.5 정도의 약산성을 유지하도록 분비액을 배출하는데, 이 분비액에는 살균작용을 돕는 ‘락토바실리’라는 정상적인 균이 있어 자체적으로 질 내부의 유해 세균 감염을 막아주고 있다. 그러나 여성 청결제를 지나치게 사용하거나, 질 깊숙한 곳까지 씻어내는 잘못된 세정습관 등이 질 분비액 속의 세균 퇴치용 균인 ‘락토바실리’까지 함께 없애 세균 감염의 위험을 더욱 높게 만들게 되는 것이다. 평소 샤워 시 흐르는 깨끗한 물로 가볍게 씻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질 분비물 양이 많아지거나 냄새가 느껴진다면 식초를 한 두 방울 떨어뜨린 물로 외음부를 살짝 씻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밖에 질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은 흔하지는 않지만 너무 비대하거나 비대칭인 소음순의 모양 때문에 가뜩이나 습한 질 내부를 가리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간단한 소음순 교정술을 시행하여 치료하기도 한다.

질염은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만큼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 후 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정확히 찾아내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인 경우 병원 진료와 약물 복용을 통해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를 게을리하거나 방치할 경우 만성화 되어 내부 생식기인 자궁이나 골반, 나팔관에까지 염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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