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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최악의 여객선사고, 국민의 심리적 지지를

 

최악의 여객선 사고로 기억될 ‘세월호’의 대참사가 일어난 지 여섯째 날이다.

선수만 드러낸 채 거꾸로 바다에 처박힌 선박은 이제는 수면위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저 안에는 믿기지 않지만 250여명의 17세 우리 아이들이 갇혀있거나 숨졌다.

물이 들어차는 선실에서 열일곱 살 딸이 엄마 전화기에 제 얼굴을 찍어 띄우며 말했다. ‘어떡해, 엄마 안녕. 사랑해.’ 아들은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 고백했다. ‘엄마, 말 못할까 봐 미리 보내놓는다. 사랑해.’ 2학년4반 아이들이 담임선생님과 나눈 대화방 문자도 ‘전부 사랑합니다.’로 끝났다.

질식하도록 밀려드는 두려움 속에서도 못다 한 말 ‘사랑’을 떠올렸다. 이렇게 고운 아이들을 차가운 바닷속 어둠에 있다니 다 내 딸, 내 아들 같아 가슴에서 울컥 뜨거운 것이 솟는다.

배를 탔던 단원고 2학년 325명 가운데 75명만이 구출됐다. 그런데 입원한 ‘세월호’ 76명의 환자 상태가 ‘중등도 이상’ 스트레스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선생님과 살아남은 학생들은 자신이 죽을 뻔한 입장에 처하거나 주위에서 끔찍한 장면을 목격 했을 때 심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정신질환이다. 재경험 사고 장면들을 자꾸 떠올리고 악몽을 꾸는 증상들, 잠을 잘 못자거나 깜짝깜짝 놀라는 증상들 또는 회피라고 해서 멍하게 있는 증상을 보이는데, 세 가지 증상이 한 달 이상 계속되면 만성적으로 갈 수 있고 그럴 경우에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라고 한다.

우울증과 불안감은 본인의 의지와 관리만으로는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공포와 두려움을 유발하는 환경을 적극 개선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은 인격적으로 아직 완성된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은 가슴에 쌓이는 마음의 피로 때문이다. 육체적 피로가 허리에, 정신적 피로가 목과 어깨에 쌓이듯 마음의 피로는 가슴에 쌓인다. 이런 우울증으로 매사에 흥미와 자신감이 사라지며, 집중력 장애, 수면장애, 피로와 무기력이 계속되는 등의 증세를 호소하게 된다. 우울증을 벗어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상태를 벗어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다. 우리 몸과 마음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몸을 통해서 마음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다. 우울하고 갑갑한 느낌이 들수록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여 기분을 전환하고 우울한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가슴 두드리기다. 두 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시원하게 소리를 외쳐본다. 이는 가슴에 정체된 에너지를 내보내고 정화하여 마음이 가벼워진다. 또한 음악 감상이나 운동, 숲속의 산책 등으로 호흡에 집중하면서 내쉬는 숨과 함께 자신 안에 정체된 에너지가 모두 빠져나가는 것을 상상한다. 정체된 감정, 혹은 마음이 신나는 소리와 몸의 움직임을 통해 에너지 변화를 이뤄 우울한 마음을 떨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는 구조된 학생들과 그 학교와 친구들, 실종자 가족들의 애끓는 심정, 시신인양을 하는 구조대원들과 함께 국민의 우울감도 심할 것이다.

무엇보다 멍든 마음을 함께하는 사람들로 공감을 느끼도록 사랑과 배려로 어루만져줘야 한다. 즉 사랑과 우정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과 고통을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한다. 대화를 나누면 소통이 되고, 사랑을 나누면 감동이 되고, 땀을 나누면 소금이 된다. 나에게 아깝지 않은 것을 나누고 베푸는 게 아니라 나에게도 아깝고, 소중하고, 귀한 것, 힘들고, 어렵고, 하기 싫은 것을 나누고 베푸는 게 진정한 치료의 급선무가 될 것이다. 특히 재난 피해 학생과 유가족, 교사는 물론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심리적 안정과 일상생활의 복귀를 돕는 우울·심리상담·심리치료·교육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이 일상생활에 무사히 복귀할 수 있도록 국민의 모두의 집단적인 심리적·정서적 지원과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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