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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IN]재난피해의 극복과 성장

 

세월호 참사 사건은 생존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온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과 비통함, 자괴감을 주고 있다. 되돌아보면 우리나라는 사고공화국라는 오명을 받을 만큼 인재가 많은 나라이다. 1990년대 이후만 보더라도 서해안 훼리호 침몰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화성 씨랜드 화재사고,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태안군 기름유출사고, 천안함 폭침사건,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등 전율할 만한 재난이 잇달아 발생하였다. 이러한 재난은 인명손실은 물론 당사자와 가족, 지역사회의 정신건강을 훼손시키는데, 세월호 생존자와 피해가족들 대다수가 급성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재난은 타인이나 사회를 불신하고 미워하는 적대감을 조장하고 지역사회를 와해시킬 위험이 있다. 이러한 재난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재난피해자와 지역사회 전체가 충격과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재난 전의 정상적인 삶의 상태로 돌아가도록 돕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중요하다.

한편, 우리는 재난을 당한 모든 피해자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비롯한 심리적 장애를 갖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우리의 초점을 병리적인 것에서 강점의 이슈로 전환하게 한다. “세상은 고통으로 채워져 있지만, 또한 이에 대한 극복으로 가득 차 있기도 하다”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말이다. 재난으로 인해 심리적 장애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인간은 역경에 대처하는 능력이 있고 더 나아가 성장하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인간의 능력을 레질리언스(resilience) 혹은 탄력성, 복원력이라고 한다. 레질리언스는 역경으로부터 다시 일어나 강해지는 능력으로, 역경을 견디는 수준을 넘어서 역경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재난피해자는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을 갖게 되기도 하지만, 위기를 통해 새로운 힘과 잠재력을 개발하고, 삶의 구조를 바꾸는 등 긍정적 변화를 갖는 외상 후 성장(post traumatic growth)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난피해자들이 파괴적인 삶의 위기들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서 삶을 지탱하고, 더 나아가 성장하게 하는 레질리언스를 강화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레질리언스 핵심은 ‘함께 함으로써 역경을 극복하는 능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으로, 협력과 지지적 관계를 통해 강화될 수 있다. 고통의 순간에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강력한 연결성은 불안감, 무기력감, 무의미함에 대응하게 하여 역경을 극복할 수 있게 하므로 재난피해자들이 지지, 위로와 안정감을 얻고 고립감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재정적 원조와 서비스 제공은 스트레스를 완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재정적, 물질적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한 지지와 경제적 자원을 통한 실질적인 지원은 재난피해자들의 스트레스뿐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해주고 위기를 이겨내도록 돕는다. 실제로 대구지하철참사 유가족과 태안피해 주민들은 자원봉사자 등 주위의 정서적, 물질적 도움으로 인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어려움을 헤쳐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세월호 피해자들을 향한 국민들의 마음과 도움의 손길은 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기억해야 할 것은 일반적으로 참사 직후에는 재난피해자를 돕는 데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므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비극의 시기는 위험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게 하고, 우리 삶의 진정한 문제에 대해 공동체적 관심과 책임감을 갖도록 각성의 신호역할을 한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국가와 우리 모두는 더 이상의 무고한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무엇을 최우선 순위로 해야 하는지를 성찰하고, 이 역경을 통해 미래의 위험에 적극 대응하는 새로운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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