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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不寒而慄(불한이율)

춥지는 않은데 떨린다

 

史記(사기)에 있는 말이다. 성품이 모질고 거칠며 미관말직(微官末職)에 있던 義順(의순)이란 자는 그의 누이가 황태후의 병을 고쳐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누이에게 부탁해 太守(태수)의 큰 벼슬을 얻었다. 그는 흉악하기 이를 데 없고 잔인무도한 방법으로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 황태후를 뒤에 엎고 무지막지하게 고을을 다스렸다.

그가 부임하면서 감옥에 있던 죄수와 죄수의 친지를 붙잡아 모두 400여명을 처형했는데 이 소식이 고을에 퍼져 백성들이 추운 겨울도 아닌데 덜덜 떨었다(是日皆報殺400餘人郡中不寒而慄). 탄압이 심한 나머지 지방토착세력과 명문가를 가리지 않고 처단했으니 요즘 같으면 사회 정화 운동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으나 너무도 지나쳤다.

그는 나중에 나랏일을 방해했다는 큰 죄목으로 처형되어 거리에 버려졌으니(棄市) 아무리 세월이 흘러 오래 되었다고 하나, 汚名(오명)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지금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는 40도가 넘는데도 사람들은 추워서 덜덜 떨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반쪽 북한에서도 어김없이 떨고 있는 이들이 있다. 아니 우리도 현재 북한의 기습공격에 떨고 있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나.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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