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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민족적 상품 6년근 홍삼의 주역 ‘경기인삼’

 

고려인삼은 세계가 그 품질을 인정하는 한국의 일류 특산물이다. 2000년 이상 약용으로 사용되어 왔고, 해외수출도 삼국시대부터 이루어져 1500여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민족의 대표적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원은 2002년 한국의 세계적 10대 일류상품으로 인삼을 선정하기도 하였다.

인삼의 인공재배는 1392년 개성지방에서 정착하기 시작하여 전국으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순조 때는 송도(개성) 지역의 농민을 구심점으로 한 상인중심의 조직인 송삼계의 거상이었으며 ‘상도’라는 소설과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많이 알려진 임상옥이 청나라 북경상인의 불매운동을 교묘히 깨뜨리고 홍삼을 원가의 수십배에 수출하여 굶는 백성과 수재민을 도왔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현재 경기도의 인삼재배는 이 개성인삼의 후예들이 남북분단 후 DMZ(비무장지대) 인근인 경기북부지역에 다수 정착하면서 전통적인 6년근 홍삼제조용 원료삼 생산방식이 전승되고, 새롭게 개발된 기술이 접목되면서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잔류농약 등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6년근을 수매하는 민간기업 한국인삼공사(共社)와 인삼조합의 생산량 대비 수매량 비율이 2012년 기준으로 전국평균이 48%인 데 반해 경기도는 96%로 월등히 높아 전체 수매량의 33%가 경기인삼이라는 점에서 잘 알 수 있듯이 경기도는 고품질의 안전한 6년근 인삼 주산지이다. 이들 업체가 6년근을 수매하는 것은 충청 이남지역에서 주로 나오는 4년근에 비해 홍삼 가공 특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실은 경기도가 전국 최대의 인삼 재배면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소비자가 일반 유통시장에서 경기인삼을 보기 힘든 이유가 경기인삼 대부분이 수매되어 소진되기 때문이다. 또한 2012년 기준 홍삼, 홍삼정, 홍삼분 등 홍삼류의 수출액이 1억400만 달러로서 총 인삼수출액의 69%를 점유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기인삼이 수출에도 절대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홍삼은 가공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판매 시 부가세가 부과됨은 물론 농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농산물저장고에도 보관할 수 없으며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식약처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 등 많은 제한이 따른다. 현재 인삼산업 전반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낮고 과다한 규제사항들은 관계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장애를 제거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4년근이 6년근보다 사포닌 함량이 높았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인삼연근 구분을 철폐하자는 주장이 일부 있으나 반대되는 연구결과도 있음은 물론, 인삼은 사포닌 외에도 암세포 증식억제, 항혈전, 항산화활성, 혈당강하, 면역능 증강 등의 약리효능이 있는 폴리아세틸렌, 산성다당체 등 다양한 건강기능성분들이 함께 있다.

실제로 고려홍삼 6년근이 타국 홍삼이나 인삼보다 암세포 증식 억제활성이 전반적으로 현저히 강하고, 혈소판 응집억제능(항혈전 작용)도 홍삼 6년근이 73%인 데 반해 홍삼 5년근 40%, 백삼 4년근 22% 등 인삼 연근별 효능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들도 계속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더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며 아직은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판단된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6년근 홍삼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는 자랑스러운 품목이기 때문에 FTA 등 국제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계속 유지·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삼을 오래 재배한 농업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옛날에 경기인삼이 시장에 가면 상인들이 그 향이 진해 먼저 알아보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런 천혜의 조건에 전통과 현대적 기술을 결합시켜 고려인삼이 다시 한번 세계로 도약하는 데 경기인삼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우리 연구소도 이를 뒷받침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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