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이야기]공익(公益)
[선거이야기]공익(公益)
  • 경기신문
  • 승인 2014.05.2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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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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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헌탁 공인회계사

여성에게 선거권이 주어진 것은 언제부터일까? 영국이 비교적 빨라 1928년이다. 우리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시작부터 여성에게 선거권이 주어졌다. 프랑스가 1946년, 스위스는 1971년, 아랍계 국가들은 21세기에 와서야 여성에게 선거권이 주어졌다. 이렇게 비교하면 우리에게는 민주주의가 비교적 빨리 도입된 듯하다. 그러나 그러한 제도가 채택될 때에 우리의 여성들의 노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거저 얻은 제도이다.

민주주의란 民민이 主人주인인 시스템이다. 일할 사람을 선택할 권한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위해 일해 줄 부하를 선택할 수 있으니 주인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왜 투표율은 그리 낮을까?

1930년대의 일이다. 조선 청년이 독일에 유학을 갔다. 호텔 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아침에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나무랐다. “당신은 잠을 자면서 전등을 왜 끄지 않아요?” 유학생은 기분이 나빴다. “전등 끄지 않고 자면 숙박료를 더 받나요?” 아주머니 왈 “ 숙박료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저 전기는 나랏돈으로 만들어집니다. 우리 서로 아껴야지요. 당신은 나라도 없어요?” 청년은 듣고 보니 자기에게는 나라가 없었다. 한용운 선생님이 ‘公益공익’이란 제목으로 신문 가십 란에 올린 내용이다.

국민에게 봉사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피선거권을 가지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위한 일도 하기에 바쁜데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자 일부러 피선거권에 눈을 돌릴 일이 없을 터이니 말이다. 따라서 국민은 평소에 봉사할 만한 인재를 눈여겨 두어 선거 때에 모실 수 있는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 방면의 문화가 거의 세월호 수준이다.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이 나서지 못하게 하는 문화는 당장 어찌할 수 없다 해도 투표용지가 지저분해 질 정도로 후보가 난립하는 문제는 조금만 노력해도 해소되지 않을까?

공직선거법 제122조의2 규정을 보면 선거비용을 보전하는 규정이 있다. 피선거권자가 지출한 선거 비용의 경우 일정 득표율을 얻으면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보전해 준다. 유효득표율이 15% 이상인 경우 전액을 보전해 주고 10% 이상인 경우 50%를 보전해 준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도 있다. 표를 거의 얻지 못할 것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오직 자신을 선전할 목적으로 후보자로 등록하는 경우이다. 평소에는 듣도 보도 못한 정당들이 선거 때가 되면 나타난다. 투표용지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져 개표 기계를 새로이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도 발생한다. 투표하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탁금을 납부하는 제도가 있으나 그 금액이 너무나 적어 웬만하면 그리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의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로 수행된다. 이를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 선거가 없을 때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나 선거 때에는 투표소 설치, 불법 선거 행위 감시 등 수많은 업무에 적지 않은 예산이 편성되어 있다. 그 모든 직접 비용을 각급 선거괸리위원회가 일단 집행한 다음 이를 지방자치단체에 보전을 청구하고, 지방자치단체는 법률에 근거 이를 보전해 준다. 이 제도에 다음과 같은 제도를 추가하면 어떨지?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출한 선거비용 해당액을 후보자수로 나눈 금액(‘후보자 배분액’이라 부르자)을 유효투표율을 얻지 못한 후보들로부터 징수하는 것이다. 예컨대 1% 미만의 득표율을 얻어 선거 행정을 상당한 정도로 방해한 자에게는 후보자 배분액의 50%를 징수하고, 2% 미만 득표율을 얻은 후보자에게는 후보자 배분액의 20% 정도를 부담시키자는 것이다. 3% 미만에게도 10% 비용은 부담시켰으면 한다.

公益공익을 생각한다면 가급적 의미 없는 후보자 등록은 스스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 목적으로 후보자로 등록하여 공익을 害해한 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부담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투표율이 조금이라도 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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