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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거북시장 느림보타운의 변신

수원에 거북시장이란 곳이 있다. 아니 있었다. 왜냐하면 지금은 전통 장시(場市)가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수원의 옛 관문답게 상가들이 밀집돼 있다. 이 지역 상인들은 상인회를 결성하고 거북이를 상징하는 ‘느림보 타운’이라고 명명했다. 느림보 타운은 수원화성의 북쪽 대문인 장안문 밖 영화동 일대에 형성돼 있다. 220여 년 전 수원화성 축성과 더불어 장안문 밖에 형성된 유서 깊은 시장이었다. 조선시대엔 관원들이 묵어가고 말을 빌려줬던 ‘영화역(迎華驛; 영화동사무소 일대)’도 있었던 곳이어 늘 사람들로 북적일 수밖에 없었다.

화성 축성시 축성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인부들을 대상으로 주막촌을 열어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전설도 전해져 내려온다. 그래서 옛 지명은 ‘새술막거리’다.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이곳은 그 역사만큼이나 잘 나가던 황금상권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 교통수단의 발달과 더불어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이 수원 곳곳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쇠락해갔다. 그러다가 2008년 겨울,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연구진과 관련 전문가들이 거북시장 상인회와 상권살리기에 나섰다. 이듬해 5월 ‘거북시장 경관협정’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어 2011년엔 ‘도시 활력 증진 지역개발사업’에 선정됐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이 일에도 일등공신이 있다. 수원시청 최호운 박사(경관사업팀장)다. 그는 상인회 회원들을 일일이 설득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5년 간 진행해 왔다. 물론 일부 상인과 주민들의 반대와 비아냥에 좌절하고 남몰래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내일(13일) ‘경관사업 준공식 및 기념식’을 갖는다. 아울러 이날부터 3일간 거북시장 느림보타운 새술막축제를 개최한다. 본래는 5월에 할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참사로 연기된 것이다.

현재 새술막 옛길이 복원되었고, 영화역 복원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느림보타운의 메인거리 240m는 간판이며 외벽이 완전히 달라졌고, 가로등은 세련미를 풍긴다. 역사와 전통이 가미된 특화거리 조성을 위한 축제들도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1월 고유제를 시작으로 12월까지 새술막축제, 거북시장축제, 음식문화축제 등이 매달 끊임없이 열린다. 앞으로는 전시회, 동아리 콘서트 등 대학생들의 놀이터도 제공할 예정이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이들의 염원대로 느림보타운이 수원 최고의 상권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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