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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불통의 시대, 소통을 말한다

 

유월은 본래 음력 6월이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을 보면, 유월에는 일 년 중에서 가장 더운 때로 유두(流頭)가 들어 있는 달이라고 한다. 절기로 소서와 대서가 들어 있어 한 해 중 가장 더운 때이기도 하다. 유두에는 맑은 개울물을 찾아가서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으며 하루를 즐겼다. 그렇게 하면 상서롭지 못한 것을 쫓고,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어왔다. 유두의 풍속은 신라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동쪽으로 흘러가는 냇가에 가서 머리를 감는 것은 동방이 청(靑)이고 음양오행에서 목(木)이기에 양기가 가장 왕성한 곳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늦봄의 학술대회, 학술적 의사소통

나무 밑동 이끼들 속에서 겨우내 움츠리다가 벌레들이 깨어나듯이 왕성한 변화가 봄에 일어난다. 만물이 샘물처럼 솟는 듯한 봄은 인생으로 비유하자면 한창 자라나는 청춘이다. 더구나 ‘꽃잎 흩날리던 늦봄의 밤/아직 남은 님의 향기 이제나 오시려나’ 노랫말처럼 늦봄은 찬란하다. 대학 학기 중에 교내외 행사가 사뭇 유월에 집중되는 것도 양기가 충만한 시기를 겨냥한 것이 아닐까 한다. 사람들의 생활 리듬은 대개 계절과 밀접하다. 흔히 ‘언제 철들래’ 하는 것도 사시사철을 인지하느냐 못 하느냐의 차이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1년을 춘하추동의 네 계절로 나누고, 다시 그것을 24절기로 나눠 놓았다.

봄철에 모내기를 하고 여름철에 논일과 밭일을 해야 한다. 가을철에는 추수를 하고 겨울철에 농사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처럼 ‘철’을 이해하지 못하면 일 년 농사를 망치듯이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로 비유된다.

각 대학에서 열리는 학술대회란 발표대회를 말한다. 학술대회의 발표문은 논문 형식을 취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논문을 학술 공간에서 발표하는 것이다. 논문 작성과 같은 논리적 글을 준비하는 것은 그리 쉬운 글쓰기가 아니다. 논문의 초고가 완성되면 누군가 그것을 논평해 주는 필수불가결한 과정을 거친다. 그 누군가는 바로 지정토론자다. 다른 관점으로 논의의 쟁점을 접근하다 보면 글쓴이에게는 보이지 않는 안개 낀 논리적 사각지대가 드러난다. 마치 바둑에서 어느 정도 수준이 안 되더라도 훈수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대국자의 취약점이 유독 잘 보이기 때문이다. 학술발표대회에서는 그것을 발표와 토론 형식으로 해결한다. 특히 같은 전공자가 모이는 학회에서는 발표문과 토론문은 참석한 이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앞으로 탐구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기에 도움이 크다.

학술대회에서는 학술적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불통의 시대에 의사소통의 통로

의사소통은 사람들 간에 생각이나 감정 등을 교환하는 총체적인 행위이다. 의사소통은 말이나 글을 통한 언어적 요소는 물론 몸짓이나 자세, 얼굴표정, 눈 맞춤, 목소리, 억양 등과 같은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학술대회 발표장에서도 언어적 요소에 비해 비언어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한다. 도미니크 불통의 “정보만 제공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고 말한 것처럼 수업을 하는 강의실에서도 의사소통은 다양하다. 총명한 눈빛으로 교수자에게 청각과 시각을 활짝 열어 놓은 학생들이 있는 반면에 책상 밑에 숨겨둔 스마트 폰으로 주고받는 문자메시지에 집중하는 학생들도 있다. 심지어 쇼핑몰을 검색해서 물건구매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문에 열정을 가진 학생들 덕분에 다른 한편에서 대학의 학술 동아리는 왕성하게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대학의 교수들은 자신의 전공 영역을 심화시키기 위하여 학술대회에서 발표와 토론으로 소통한다. 이러한 지식을 토대로 학습자에게 토론 학습으로 강의실에서 소통하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은 그들만의 학술 동아리 안에서 학문적 소통의 장을 펼친다. 불통의 시대, 대학에서의 소통은 그렇게 통로를 찾아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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