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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天下本無事庸人自擾之(천하본무사용인자요지)

천하는 본래 무사하다, 다만 어리석은 사람들이 야단을 떤다

 

옛 시인들은 天下本無事라 하였고 明月本無私라 하였다. 세상에는 본시 아무 일도 없고, 명월은 언제나 사사로움이 없이 골고루 비춘다는 뜻으로, 세상은 고요한데 어리석은 사람들이 시끄럽게 만든다 하여 다산 정약용은 만약 庸자를 才자로 바꾸어 놓으면 이치에 맞게 잘 통하게 될 것이라(若改庸爲才 此言尤達理)고 노래하기도 하였다.

庸人이란 의미를 어리석은 사람으로 말하고 있으나 그저 평범한 사람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庸人은 마음이 환경에 따라 바뀌므로 결국 시끄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와 반대로 성현은 환경이 마음에 따라 바뀌게 하기 때문에 재주 있는 사람은 이 세상을 그 재주로 많은 일이 일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다산 같은 학자들의 편협한 생각이거나 달관한 사람들의 초탈한 생각일 수도 있다. 庸人들이 열심히 일하는 이 세상에서 庸人은 없고 才人만 있고, 재인만 바라본다면 그것은 바라보는 이의 하찮은 안목일 수도 있는 것이다.

古典에 세상만사가 이미 운명에 따라 정해져 있는데(萬事分已定), 허공에 떠있는 사람은 헛되이 바삐도 헤매이도다(浮生空自忙) 하였다. 옛날 성현들은 산이 움직이지 않으면 길을 돌고 돌아다녔고(山不轉路轉), 길이 돌지 않으면 사람이 돌고 돌아가고(路不轉人轉) 사람이 돌아 갈 수 없으면 마음을 바꾼다(人不轉心轉) 하였으니, 바로 이 세상 아무 일도 없다고 생각하면 아무런 일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큰 문제가 있고, 일어날 것처럼 보는 사람들이 있어 항상 시끄럽고 소란한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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