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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자기 논리를 의심해 보는 현명함

 

십여 년 쯤 전의 일이다. 문학 분야 주요 출판사 대표들이 교보문고를 찾아갔다. 그들의 방문은 문학 출판계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려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시집이 베스트셀러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때였다. 그런데 문제는 오직 판매 부수만이 베스트셀러 선정의 유일한 기준이었다는 점이다. 문학성이 두드러진 시집과 그렇지 않은 시집 사이에 구분이 없다보니, 베스트셀러 상위권이 온통 대중적 시집으로 도배되는 현상이 이어진 것이다.

자존심 하나로 먹고사는 시인들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시집이 도대체 누구인지도 알 수 없는 대중시인들의 책 아래 놓이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들어야 그나마 판매 가능성이 있는데, 질적 수준이 의심스러운 대중시집들의 이름에 자신들의 책이 가려지는 일이 불만스러웠을 것이다. 대중시집만 없다면 베스트셀러는 문학 전문 출판사들의 몫일 테니까 말이다.

결국 그들의 뜻대로 되었다. 문인과 출판계의 ‘문학적 논리’를 거부하기 어려웠던 교보문고가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교보문고 시집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대중시집은 제외되었다. 다른 서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학적 논리가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였다. 그 조치 안에는 일반 독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말을 고를 권리를 갖고 있다는 점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었다. 시집은 문학적 자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책으로서 구매자를 기다리는 상품이기도 하다. 베스트셀러는 문학적 독자만이 아닌, 일반 구매자들의 선택에 따른 결과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니 구매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그 조치가 성공할 리 없었다. 시집 매장을 찾는 손님 자체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그전까지 구매자들은 대중시집을 사러 왔다가도 문학성을 가진 시집도 덩달아 골라가곤 했다. 그런데 구매자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그러니 사라진 것은 대중시집만이 아니었다. 문학성을 가진 시집이 독서 시장에서 차지하는 몫 자체가 줄어들었다. 요즘 대형서점에 가면, 시집 매장은 서가 한 구석에서 옹색하기 짝이 없는 자리를 간신히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세상일의 복잡함을 말하기 위해서다. 나 역시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 이 조치가 꼭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구매자가 좀 더 현명해서 문학성이 있는 시집과 대중시집을 알아서 구분해주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중이 문학성을 고려하며 구매행위를 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리고 또 모든 구매자가 문학적 안목을 가져야 할 이유도 없다. 그들은 자신이 찾는 말을, 좋아하는 말을 골라서 가격을 지불하면 그만이다. 문학적 논리란 일반 독자들에게는 있을 수 있는 하나의 관점일 뿐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그런데 문인과 문학 전문 출판사들은 문학적 논리만을 시장에 강요했고, 그 시장의 자율성을 훼손했다. 결과적으로 문학적 논리는 관철시켰을지 모르지만, 문학성을 지닌 시집은 시장에서 패배했다. 그렇다면 그 승리는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오히려 문학적 논리의 진정한 승리를 위해서라도 대중시집을 끌어안는 전략적 유연함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지금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유연한 전략적 접근을 선택하라고 권할 것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랜드 러셀이 이렇게 말했다. “세상일의 모든 문제는 멍청이나 광신도들은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진 반면, 현명한 사람들은 온갖 의문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거의 언제나 자신의 논리를 확신하는 멍청이나 광신도들에 가깝다. 설사 자신에게 확실한 진리로 보이더라도 한번쯤은 그 논리를 의심해보는 현명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요즘 구원파나 정치판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멍청이들의 확신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문학인과 출판계도 그러했으니 무슨 말을 할 것인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들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일이 정정 및 반론보도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본 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의 유족과 합의를 통해 다음의 통합 정정 및 반론보도를 게재합니다.

1. 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관련 있다는 보도에 대하여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은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이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살인집단 연루성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리를 한번 구원 받으면 무슨 죄를 지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가르치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업이 하나님의 일이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구원이고 예배라는 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였으나 해당 교단에서 보낸 공식문서와 설교들을 확인한 결과 교리가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
세월호 사고 당시 먼저 퇴선했던 세월호 선장 및 승무원들은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다만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다 사망하여 의사자로 지정된 故정현선 씨와, 승객을 구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된 한 분 등,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구원파의 내부 규율 및 각종 팀 관련 왜곡선정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의 “유병언은 금수원 비밀팀이 살해”, “투명팀이 이탈 감시했다” 등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을 살인집단으로 호도하는 보도들과 관련하여 해당 교회는 출입이 자유로운 곳이고 이탈자를 감시하거나 미행하는 팀을 운영하였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임이 밝혀왔습니다 .

5.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병언 전 회장이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유병언 전 회장은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목회활동을 한 사실은 없으며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가 없음을 밝혀왔습니다.
 

 

6. 금수원 관련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금수원의 폐쇄성과 반사회적 분위기를 보도하였으나 기독교복음침례회 교인들은 금수원을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으며, 행사 때는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출입 가능하여 폐쇄적인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명백한 오보라고 밝혀왔습니다. 금수원의 땅굴을 비롯해 지하벙커 등 추측성보도 또한 검찰조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바 있습니다.

7.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의 5공화국 유착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1980년대 전경환 씨와의 친분 관계와 전두환 대통령의 5공화국과의 유착관계를 통해서 유람선 사업 선정 등 세모그룹을 급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병언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5공화국과 유착관계가 없었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이를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8. 유병언 전 회장의 50억 골프채 로비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사돈을 동원하여 50억 상당의 골프채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다고 보도하였으나, 지난 10월 검찰이 해당 로비설은 사실이 아니고 세모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회생하였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이에 해당 기사를 바로 잡습니다.

9.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세월호’의 이름이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의 ‘세월(世越)이 아닌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세월(歲月)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작가명인 ‘아해’는 ‘야훼’가 아닌 어린아이를 뜻하며 기업명인 ‘세모’는 삼각형을 뜻하고, 안성의 ‘금수원’은 ‘짐승’을 뜻하는 ‘금수’가 아닌 ‘금수강산’에서 인용하여 ‘비단 금, 수놓을 수’의 뜻임이며 확인되었습니다.

10. 유병언 전 회장의 개인 신상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에서는 유병언 전 회장과 다수의 여인들과 부적절한 관계인 것으로 보도하였으며, 신도들의 헌금을 착취하는 등의 검증되지 않은 다수 패널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법정 제재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이에 해당 보도를 바로잡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독교복음침례회는 본 사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언론은 출연자들의 일방적 주장을 경계하면서 객관적이며 균형 있는 취재보도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한편, 이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수사가 진척되고 사실이 밝혀지면서 법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단독보도와 선정적인 보도에 집중하며 여론을 호도하여 사건을 여론재판으로 끌어간 세월호 사고 관련 보도 행태를 돌아보고, 법치주의 국가로서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과 또한 대형 참사로 온 국민이 비탄에 잠긴 이 시기를 자신들의 입지와 교권확보로 이용하는 세력들을 엄중 경계하는 현명함도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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