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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교육

 

두 천사가 여행 중, 어느 부잣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부잣집 주인은 수많은 방을 비워두고 지하실의 비좁은 공간을 내주었다. 딱딱한 마룻바닥에 누워 잠들 무렵, 늙은 천사가 벽에 구멍 난 것을 발견하고 메워주었다. 젊은 천사는 의아했다. “아니, 우리에게 이렇게 대하는 자들에게 그런 선의를 베풀 필요가 있습니까?” 그러자 늙은 천사는 대답했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네.” 다음날 밤 두 천사는 아주 가난한 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 집의 농부 부부는 그들을 아주 따뜻이 대해 주었다. 자신들이 먹기에도 부족한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자신들의 침대를 내주어 편히 잘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농부 내외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유는 그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소득원인 암소가 죽었기 때문이다. 젊은 천사가 화가 나서 늙은 천사에게 따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둘 수 있습니까? 부잣집 사람들은 모든 걸 가졌는데도 도와주었으면서, 어려운 살림에도 가진 전부를 나누려 했던 농부의 귀중한 암소를 어떻게 죽게 놔둘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늙은 천사가 대답했다. “우리가 부잣집 지하실에서 잘 때, 난 벽 속에 금덩이가 있는 것을 발견했지. 나는 벽에 난 구멍을 봉해서 그가 금을 찾지 못하게 한 것일세. 어젯밤 우리가 농부의 침대에서 잘 때는 죽음의 천사가 그의 아내를 데려가려고 왔었네. 그래서 대신 암소를 데려가라고 했지.” ‘따뜻한 하루’에서 메일로 보내준 예화이다.

세상에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교육에 있어서도 눈앞의 작은 이익은 잘 보지만 숨어있는 큰 것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교육에서 보이지 않지만 꼭 보아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창의성이다. 학교를 의미하는 스쿨(school)은 그리스어 스콜레(schole)에서 왔다. 스콜레는 ‘여유’란 뜻으로, 학교란 여유를 가지고 사색하는 곳을 의미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학교는 어떠한가? 학교가 여유롭게 생각하는 공간이 되지 못하고, 주입식 교육으로 오히려 창의성을 잃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보아야 한다. 진정한 학교는 아이들의 창의성이 신장되고, 꿈을 심어주며 그 꿈이 싹터 꽃피고 열매 맺도록 도와주는 공간이 돼야 한다.

둘째, 자기주도 학습능력이다. 엄마는 자녀의 학습상태를 치밀하게 체크하며 이렇게 하니까 다른 아이들보다 앞서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아이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은 제로상태가 되어간다. 자녀가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엄마가 먼저 닦달하는 것이 반복되면, 아이는 빨리 공부해봐야 엄마가 다른 공부를 또 시키기 때문에 일부러 늑장을 부리게 된다.

셋째, 잠재능력이다. 인간은 모습이 서로 다르듯 저마다 자기만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세심한 관찰을 통해 아이들의 잠재능력을 찾아 최대한 개발시켜 주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당신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에, “○학년 때 선생님께서 제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시면서 ‘너는 이 분야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 같아. 열심히 하면 틀림없이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라고 격려해 주셨는데, 그 한 말씀이 오늘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가르치기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능력을 찾아내어 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칭찬하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현대사회는 철저하게 보이는 것만을 앞세운다.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본질은 팽개치고 잘 보이는 현상에만 주목한다. 실증주의, 성과주의, 결과론, 외모지상주의가 다 거기서 나온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며, 본다고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깊게 보고, 길게 보고, 넓게 보고, 전체를 올바로 보기 위해서는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마음으로 보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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