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재보선은 규모면에서 역대 최대다. 그런데 규모면뿐만 아니라 이번 재보선은 정치권에 상당한 변화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의 입장에서 보면 7·30 재보선은 새로 출범한 김무성 지도부의 역량을 시험할 수 있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여당은 ‘박근혜 현상’에 의존하지 않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번 지방선거만 보더라도 새누리당은 ‘박근혜 마케팅’을 사용했다. 대통령을 도와달라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이런 덕을 봐서 그런지 지난번 지방선거는 새누리당이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아직까지는 거의 없다. 대신 ‘혁신’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만일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박근혜 대통령 없이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힘이 그만큼 빠졌다고 볼 수 있고, 그것은 곧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당에 잘 투영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새누리 패배시 김무성체제 흔들

더구나 김무성 신임 대표는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는데, 대통령 없이 치르는 선거에서 승리하면 이런 주장은 더욱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 체제는 당분간 순항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반대로 새누리당이 패배하게 된다면 김무성 체제는 출범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대권 주자로 불릴 수 있는 정치인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 중 우선 정동영 전 의원과 천정배 전 장관은 공천 과정에서 배제됐고, 김두관 전 지사나 손학규 전 대표는 자신과의 지역 연고가 없는 곳으로 공천을 받았다. 물론 손학규 전 대표의 경우는 경기도 지사를 지냈기 때문에 경기도민들에게는 전혀 낯선 존재는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경우는 김포 혹은 경기도와 전혀 지역적 관련이 없는 인물이다. 그래서 김두관 전 지사의 경우는 오히려 광주나 다른 호남지역에 출마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에선 영호남의 지역갈등 치유를 시도한다는 좋은 명분을 얻을 수 있고,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입장에선 선거의 승패를 떠나 지역 갈등을 위해 몸 바친 인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것은 어디까지나 아쉬움에서 나온 하나의 가정에 불과하다. 그런데 어쨌든 이 두 사람이 모두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본격적인 대권 경쟁에 돌입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반대로 둘 중 한명 혹은 둘 다 국회입성에 실패하게 된다면 새정치민주연합, 특히 안철수 공동대표의 입장에선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정동영 전 의원과 천정배 전 장관을 포함한 3명 이상의 대선 후보를 본의 아니게 물리친 셈이 될 수도 있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선거에서 패배했을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이럴 경우 당 내에서는 지두부에 대한 책임론이 당연히 불거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조기 전당대회 예기가 당연히 나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여야 승패의 기준 9대 6

그렇다면 여야의 승패의 기준은 무엇일까? 승패의 기준은 9:6이라는 생각이다. 기존의 의석 분포가 여당 9석 야당 6석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야당의 6석 중 한 석은 통진당 소속 김선동 전 의원의 것이었지만, 지난번 총선 때 야권 연대를 한 것을 감안하면 야권 의석을 6석으로 잡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9:6이 되면 무승부고 여기서 의석 변화가 일어나면 조금이라도 의석수를 늘인 쪽이 승자가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9일 후면 결과가 나온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정치권은 재보선 후폭풍에 시달릴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