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제포커스]경기도에 중견기업 500개는 되어야

 

프랑스 사르코지 정부는 2008년 ‘경제 현대화법’을 만들어서 중견기업 육성에 나섰다. 종업원은 5천명 미만이고 연매출액은 약 2조원 규모의 기업을 말한다. 독일에는 이와 유사한 기업이 약 2만개가 있고 그 중 1천300여개가 ‘히든 챔피언’들이다. 우리나라의 중견기업은 법률에 따라 업종별로 범위가 정해져 있지만 이해하기 쉽게 연매출 1조원 내외라고 말하고 싶다. 매출 1조원은 성공한 기업의 상징이고 부의 표상이었다. 마침 올해 초 제정된 ‘중견기업 성장 촉진 및 경쟁력강화에 관한 특별법’이 이달부터 시행됨에 따라 중견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견기업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선진국들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제 환경의 변화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2분법적인 정책으로는 견실한 경제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수많은 히든 챔피언을 보유한 독일경제의 지속 성장의 배경,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하도급 생산과정에서 모듈(Module) 방식의 확대, 쓸 만한 중견기업이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음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기업집단으로써 중견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국내 중견기업은 2012년 기준으로 2천505개 정도 있다. 2011년 1천442개에서 일년 만에 크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그 정의와 통계가 정확하지 못해서 생긴 현상이다. 중견기업은 약 100만 명을 고용하고 매출은 560조원에 이르는 기업군으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독일의 중견기업은 3.1%인데 비해 우리는 0.08%에 불과하고, 고용은 독일 19.9%의 절반인 8.8% 수준이다. 수출 면에서는 독일에 비해 거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소기업이 중견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크는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중견기업을 튼실하게 해야 함은 물론이다. 다만 성장 사다리를 잘못 인식해서 ‘지원 사다리’를 놓아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다 자란 청년에게 부모가 불필요한 용돈을 주는 것과 같다.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자력 성장의 틀을 제대로 놓아 주는 것이 성장 사다리의 역할이다.

경기도에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21%, 제조중소기업의 31%가 모여 있다. 경기도의 중소기업 문제는 바로 한국 중소기업의 문제라 할 정도로 중요한 지역이다. 중견기업은 경기도에 243개가 있어서 9.7% 수준으로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적 비중이 낮다. 입지의 부족과 수도권 규제 등의 제약 요인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경기지역에 좋은 중견기업이 500개는 있어야 경제적 위상에 걸맞다. 수도권의 풍부한 매력과 기술인력의 활용, 첨단 기술 습득의 이점을 감안하면 경기도는 이러한 정책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여러 경제문제들이 놓여 있지만, 새로운 도지사에게 중견기업 500개 육성 목표를 전하고 싶다. 동반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중견기업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기업과 1차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으나 많은 2차와 3차 협력사들은 아직 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인 경영 흐름이 되고 있는 ‘협력경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중견기업의 육성은 다음과 같은 방향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생산원가의 절감과 생산성의 공유, 공정의 모듈화와 아웃 소싱의 보편화, 수급기업의 대형화 및 전문화 추세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수평적이고 협력적이며 동업적 관계성을 중시한다. 우리의 중견기업들도 과거 대기업들의 나쁜 거래 관행은 단절하고, 좋은 상생의 거래관행을 익혀야 할 것이다.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어서 아래에서부터 위로, 위에서 아래로 좋은 동반성장문화가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중견기업들의 무궁한 발전과 경기도에 500개 중견기업이 탄생하기를 기원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