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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唯民可畏(유민가외)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백성이다.

 

허균선생은 사회변혁의 주체를 백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천하에 가히 두려워할 만한 것이 있다면 오로지 백성이 있을 뿐이다(天下之所可畏者唯民而已). 백성을 두려워해야 함은 홍수나 화재 호랑이나 표범 같은 맹수보다도 더한 것인데(民之可畏有甚於水火虎豹), 그런데 위정자들은 백성을 더욱 압박하고 모질게 부려먹으려 하니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在上者 方且狎馴而虐使之抑獨何哉) 라고 했다. 허균은 백성들에 대해 세 가지로 분류했는데, 첫째는 자신이 가진 것만을 지키려하고 자신들의 고정관념에 얽매어 그저 법이나 지키고 윗사람의 명령에만 무조건 복종하는 사람들을 恒民이라고 한다. 이는 곧 평범한 백성(사람)이라는 말이다. 둘째는 모질게 착취당하여 살이 벗겨지고 뼈골이 부서지며 자신의 수입과 모든 수확을 잃고 윗사람을 원망하는 사람들을 원망할 怨자의 怨民이라고 한다. 셋째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있다가, 상황을 살펴 시대적 변고라도 있다면 그 틈을 이용해 자신의 소원을 실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호걸豪자의 豪民이라고 한다는 뜻의 내용이다. 그러므로 백성 자신들의 불만이 높아졌을 때, 때를 놓치지 않고 백성들을 봉기시켜 나라를 전복시키려는 사람들을 豪民이라고 부르니, 정말 백성들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고 나라를 다스려가는 사람들이라면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라고 충고하는 것이다. 논어에도 인생은 서 있는 존재(人之生直也)라고 하였다. 존재가 늘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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